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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카스토, 전자랜드 상승세의 숨은 공신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2-10-23 10:29 | 최종수정 2012-10-23 11:06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2012-2013 프로농구 창원 LG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전자랜드 카스토와 LG 송창무가 루즈볼을 다투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인천 전자랜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전자랜드는 21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79-66으로 승리를 거두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1일 경기 전까지 나란히 2연승의 상승세에 있던 전자랜드와 LG의 승부가 갈린 것은 2쿼터 중반 이후. 전자랜드는 2쿼터에만 11득점을 합작한 외국인 듀오 포웰과 카스토의 맹활약 속에 전반전을 42-29로 크게 앞섰다. 반면에 LG는 2쿼터 들어 벤슨이 무득점, 클라크가 3득점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선수들이 침묵을 지키며 전자랜드에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주고 말았다.

전자랜드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고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외국인 선수 포웰이었다. 포웰은 두 팀을 통틀어서 최다인 22득점을 올리며 전자랜드의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2점슛을 10개 시도해 7개를, 3점슛을 3개 시도해 2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야투 성공률을 과시하며 득점 기계의 모습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이처럼 전자랜드의 1라운드 외국인 선수인 포웰이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덕분에 15분의 짧은 출장 시간 동안 11득점 7리바운드 4블록을 기록한 2라운드 외국인 선수 카스토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가 기록한 리바운드와 블록이 팀 내 최다였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스포트라이트는 팀의 1라운드 외국인 선수이자 최다 득점자인 포웰에게 집중된 것이다.

사실 포웰이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전체 8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한 포웰은 평균 18.4득점으로 득점 부문 전체 4위(외국인 선수 중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팀의 공격을 외롭게 이끌던 문태종도 포웰의 가세로 인해 부담감을 크게 덜었다.

그렇지만 포워드 유형의 외국인 선수인 포웰은 뛰어난 득점력이라는 장점과 달리 수비가 약하다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웰이 코트에 나설 때는 주태수와 이현호 등 국내 빅맨들이 상대팀의 외국인 선수들을 수비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은 곧 국내 빅맨들의 체력적 열세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포웰의 이러한 단점을 가려주고 장점만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카스토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한 90년생 카스토는 드래프트 당시에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경험이 적고 공격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스 전태풍이 전자랜드 카스토의 마크를 넘어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고양=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고 나자 카스토는 1라운드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펼쳐주면서 유도훈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카스토는 21일 경기까지 총 5경기에서 평균 17분 7초만을 뛰며 13.2득점 6.6리바운드 1.6블록을 기록하고 있다.

카스토의 기록을 각 부문별 순위를 통해 살펴보면 그 활약상이 더 크게 와 닿는다. 카스토는 현재 득점 20위(외국인 선수들 중 9위), 리바운드 12위(외국인 선수들 중 8위), 블록 3위(외국인 선수들 중 2위)에 올라있다. 득점과 리바운드, 그리그 블록 등에서 그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외국인 선수들 모두가 팀의 1옵션으로 카스토보다 10분가량 많이 뛰고 있음을 감안하면 카스토의 성적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한 팀에서 외국인 선수 2명 모두가 평균 10득점 5리바운드 이상을 넘기고 있는 팀이 전자랜드밖에 없다는 점은,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의 외국인 농사를 얼마나 잘 짓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라운드에 뽑힌 포웰은 기대했던 공격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고, 2라운드에서 부름을 받은 카스토는 기대했던 수비력은 물론이고 공격에서까지 좋은 활약을 보이며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자랜드의 주전 외국인 선수는 분명 포웰이다. 그리고 전자랜드의 1위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선수 또한 포웰이다. 하지만 포웰의 단점을 완벽히 커버하고 있는 최고의 2라운드 외국인 선수인 카스토의 존재가 없었다면 포웰에게 집중되고 있는 주목도, 전자랜드의 시즌 초반 1위 질주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하향평준화 된 이번 시즌, 카스토라는 복덩이를 2라운드에서 건진 전자랜드는 그저 행복하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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