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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창원 LG가 아시아 '빅4(한국, 중국, 일본, 대만)' 프로 대항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LG는 2007년 브루나이컵 대회 우승 이후 5년 만에 전지훈련 친선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3만달러(약 3300만원)는 보너스.
포인트 가드 양우섭은 대회 MVP의 영광을 안았고, 양우섭, 김영환, 로드 벤슨이 대회 베스트5에 포함됐다.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상대가 경기 시작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1쿼터를 16-19로 잘 버틴 LG는 2쿼터 들어서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려했던 대로 애매한 심판 판정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대만, 홍콩 심판진은 칼날같은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을 LG에 집중시켰다.
터치아웃에 휘슬을 거꾸로 부는가 하면 LG 수비가 상대 선수와 스치기만 해도 휘슬을 울려댔다.
이 때문에 경기흐름이 걸핏하면 끊기면서 2쿼터 3분11초가 지날 때까지 양팀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21-23으로 뒤져있던 2쿼터 종료 3분28초전 김영환의 첫 3점슛이 터진 것을 시작으로 로드 벤슨과 백인선의 릴레이 득점이 살아나면서 역전에 성공, 32-28로 전반을 마쳤다.
기선을 잡은 LG는 3쿼터 들어 로드와 김영환, 백인선을 앞세워 3분여 만에 46-36, 10점차로 달아나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도 잠시.
상대팀의 용병 퀸시 데이비스의 공격력이 거세게 살아나면서 대역전을 허용하더니 55-63으로 뒤진 채 3쿼터를 마감했다.
운명의 4쿼터. 아니나 다를까 '휘슬신공'이라 불릴 만큼 판정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3분여 만에 퓨어유스의 뻔한 터치아웃을 거꾸로 불어 LG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퓨어유스가 조기에 팀파울에 걸렸지만 부정할 수 없는 파울이었고, LG에는 교묘하게 애매한 휘슬을 불면서 분위기를 깼다.
설상가상으로 경기종료 3분14초전 퓨어유스가 공격을 시작하자 경기시간 계시기가 8초 동안 멈추는 '잃어버린 8초 사건'까지 발생했다.
결국 LG는 한 수 위의 기량을 앞세워 자력으로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팀 파울에 걸린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종료 5분여전 67-67 동점에 성공한 LG는 벤슨의 골밑 공략과 박래훈의 외곽포, 양우섭의 파울 유도 자유투를 앞세워 짜릿하게 재역전승했다.
LG는 이번 대회에서 국내 프로농구 규정에 맞추기 위해 용병을 1명씩만 투입하면서 용병 2명이 뛴 팀들을 상대로 4전 전승으로 우승해 훈련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편, 앞서 벌어진 3, 4위전에서는 중국의 광둥 위너웨이가 일본 요코하마 B-커세어스를 85대 76으로 물리쳤다.
LG가 전지훈련을 겸해 참가한 이번 대회는 4개국 프로팀이 예선리그를 펼친 뒤 상위 1, 2위팀을 가려 결승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오슝(대만)=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