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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박상오(31·KT→SK)의 고향은 서울이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로 부산 연고 KT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부산 출신 아내와 결혼까지 했다.
지난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딱 한 번 진출했던 SK는 박상오 같은 살림꾼이 필요했다. 그는 KT에서 PS 진출을 밥먹듯 해봤다. 강팀에서 어떻게 하면 성적이 난다는 걸 체득했다.
그는 미남 스타도, 그렇다고 플레이가 화려하지도 않다. 대신 그는 강팀 KT 조직력의 핵이었다. 좋은 슈터가 많아 누구나 외곽에서 슈팅을 하려고 하는 SK엔 골밑에서 자리잡고 몸싸움을 해줄 박상오가 필요했다.
SK는 지난 시즌 거의 하지 않았던 선수들끼리 모이는 미팅이 매우 잦아졌다. 선후배들이 모여 그날의 경기 결과를 두고 이런 저런 얘기를 자주 한다. 박상오는 젊고 기량 좋은 후배들이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KGC 오세근(25) 같은 어린 선수들은 팀을 위해 몸을 던진다. 이제 경기에서 지면 형들이 욕 먹겠지라는 생각은 잘못이다"라며 "어린 선수들도 개인 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오는 명장 전창진 KT 감독 밑에서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로 성장했다. 전 감독은 훈련시간에 매우 혹독하기로 수문이 나 있다. 강한 훈련을 통해 선수가 하나를 배우면 두개를 응용하게 만들었다. 그러면 선수는 승부처에서 강한 선수로 거듭났다.
대신 젊은 사령탑 문경은 SK 감독(41)은 박상오가 우승 노하우를 SK에 전파시켜주길 기대하고 있다. 또 이적생이라고 눈치보지 말고 맘껏 플레이하도록 배려를 해준다. 문 감독은 "박상오와 김동우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팀에 녹아들었다"고 만족해했다.
박상오는 지난달 대학팀과 경기하다 왼 손등 뼈를 다쳤지만 수술 없이 깁스로 재활 치료를 끝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