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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동부. 과연 6차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동부의 홈인 원주에서 2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
농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한 경기, 플레이오프, 전체 시즌 모두에 해당되는 말이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무섭다. 10점이 넘는 점수가 금세 좁혀지는 이유다. 한 번 선수들의 사기가 오르면 연승이 이어진다. 동부가 정규리그 16연승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상대팀들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당시 기세를 탄 동부가 너무 강했다.
KGC가 남은 2경기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경기력을 보여줄리는 만무하다. 확률적으로 2경기 모두를 잡아낼 확률은 높지 않다.
관건은 평정심.
하지만 동부는 KBL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밀리는 듯 보이면서도 스코어를 확인하면 동부가 앞설 때가 많았다. 그게 저력이다. 정규리그 16연승,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던데는 꾸준함이라는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꾸준함, 기복이 없다는 것은 매경기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100% 가까이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을 의미한다. 단, 조건이 있다. 평정심을 잃지 않았을 때다.
동부 입장에서 보면 5차전 심판의 판정은 분명 억울한 점이 많았다. 화를 낼 만한 상황이었던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더 냉정히 들여다 보자. 동부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판정이었다고 가정하자. 그 상황에서도 동부는 끝까지 경기의 흐름을 놓지 않고 잘 따라갔다. 만약 로드 벤슨이 흥분하지 않고 퇴장당하지 않았더라면. 남은 시간과 점수차를 고려했을 때 끝까지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경기를 뒤집어 승리했더라면 모두가 "이래서 동부가 최강"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을 것이다.
벤치와 선수들이 평정심만 유지한다면 동부는 6차전에서 분명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피해의식이다. 애매한 상황에서의 판정에 '역시 우리 팀은 불어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 경기를 망치게 된다. 특히 팀의 기둥인 김주성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주성이 판정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부 전체가 흔들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농구는 흐름의 경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동부가 6차전을 잡아낸다면 7차전 승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