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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몸살 때문에 주사를 맞고 경기장에 나왔다는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기 안걸리도록 몸 관리 조심하라고 당부해놓고 내가 감기에 걸렸다"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시절 강철체력을 자랑했던 강 감독이 감기 따위에 고생할 만큼 스트레스가 컸던 것이다.
정규시즌 때 걸핏하면 50∼60점대로 상대의 공격을 막으며 역대 최소 실점의 막강 수비력을 자랑했던 동부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강 감독이 우선 꼽은 원인은 KGC의 막강 루키 오세근의 슛감각이었다.
강 감독은 "오세근의 슛이 그렇게 잘 들어갈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세근은 높이(키 2m)를 겸비한 센터 출신의 강력한 포스트 자원이다.
동부는 용병 로드 벤슨을 비롯해 김주성 윤호영 등 만만치 않은 포스트 멤버를 보유했지만 오세근의 골밑 접근을 최대한 막아야 했다.
한데 오세근이 외곽으로 밀리자 날개가 꺾이기는 커녕 펄펄 날았던 것이다. 골밑과 3점슛 라인 중간 지점에서 던지는 중거리슛인 '미들슛'인 쏙쏙 잘들어갔다.
여기에 양희종과 김태술까지 행운의 슈팅까지 연거푸 성공하는 등 KGC의 슛 감각이 한결 좋아졌다는 게 강 감독의 판단이다. 강 감독은 "오세근의 슛이 정규리그 때도 저렇게 잘 들어갔다면 동부의 대기록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챔프전 경기일정에 대해서도 고충을 토로했다. 올시즌 챔프전은 경기 집중도를 높이고 흥행을 꾀하기 위해 1, 2차전(원주 홈)과 3, 4차전(안양 홈)을 중간에 하루 휴식을 준 뒤 각각 연전으로 치르도록 했다.
이틀 휴식 뒤 열리는 5차전을 안양 홈경기로 치르고 나면 6차전부터 다시 원주로 옮겨 하루 간격으로 7차전까지 치르게 된다.
이에 대해 강 감독은 동부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정규리그 우승팀의 메리트가 없는 일정이라고 하소연했다. 3∼5차전을 적지에서 3연전을 치르고 다시 원주로 이동하면 동부로서는 홈에서 최대 2연전 밖에 치르지 못하게 된다. 원주에 클럽하우스를 두고 있는 동부로서는 원정지에서 오랫 동안 머물며 경기를 준비하는 것도 부담이 되는 모양이다.
강 감독은 "생각지도 못했던 미들슛 적중률을 감당하는 것도 힘든데, 경기일정까지 도와주지 않으니 당초 7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했던 나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