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동부-모비스 매치업 분석, 승부의 키는 스몰포워드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2-03-16 13:45


미리보는 결승전. 4강 플레이오프 동부와 모비스의 대결은 결국 윤호영이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동부 윤호영이 KGC 오세근의 골밑슛을 블록하고 있는 장면. 이런 장면이 많이 나와야 동부가 유리하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김동우가 윤호영을 상대로 3점포를 얼마나 가동할 수 있을까. 김동우의 3점포는 공격의 활로를 뚫을 뿐만 아니라, 동부 트리플 포스트의 균열을 낼 수 있는 승부의 키 포인트다. KCC와의 6강전에서 모비스 김동우가 3점슛을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는 장면.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한 KGC에는 미안한 얘기지만, 농구 팬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동부와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는 '미리보는 결승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팀의 승자가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 그만큼 두 팀이 강하다는 의미다.

동부는 역대 최다승(44승10패)를 올리며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한 최강자. 시즌 막판 함지훈이 가세한 모비스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KCC를 3전전승으로 일축하고 가볍게 4강에 안착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동부가 미세하게 앞서지만, 모비스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 17일부터 시작되는 건곤일척, 과연 누가 이길까. 승자를 가름해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치업 분석이다.

포인트가드(박지현 > 양동근)

모비스가 양동근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야전사령관이다. 강력한 수비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지적처럼 게임리드 능력은 처지지만, 나머지는 완벽하다. KT 전창진 감독은 "어떤 가드가 와도 양동근의 꾸준함을 당해낼 수 없다"고 말할 정도.

대항마는 동부의 박지현이다. 포인트가드 포지션만큼은 모비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두 가드의 관계는 약간 묘하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박지현은 빠르면서 노련하다. 양동근이 고전할 수 있는 스타일의 가드다. 그래도 전체적인 측면에서 모비스가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는 앞선다.

슈팅가드(이광재 > 박구영)

박구영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신들린 듯한 슈팅능력을 선보였다. 정확할 뿐만 아니라 슛 거리가 길기도 하다.

하지만 이광재가 더 낫다. 상무에서 제대, 시즌 막판 동부에 합류한 이광재는 많은 준비를 했다. 입대 전보다 훨씬 더 노련해졌다. 항상 여유있게 플레이를 하면서 적재적소에 슛을 폭발시킨다.

골밑이 강한 동부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박구영 역시 슈팅능력은 이광재 못지 않다. 하지만 골밑돌파 능력은 떨어진다.

모비스는 양동근을 이광재의 수비 매치업으로 기용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스몰포워드(윤호영 > 김동우)

이번 승부를 가를 가장 큰 변수다. 윤호영은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다.

그만큼 많이 성장했다. 1m98의 큰 키에 좋은 스피드까지 지닌 그는 3점슛 성공률까지 좋아졌다. 내외곽을 휘저으면서 사실상 동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우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알토란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모비스 더블팀 수비의 핵심이었을 뿐더러, 승부처에서 정확한 3점슛을 가동했다.

문제는 김동우의 3점슛이다. 플레이 반경이 넓은 김동우가 정확한 3점능력을 보인다면, 윤호영은 수비를 위해 외곽에 나올 수밖에 없다. 동부의 강점인 트리플 포스트 시스템이 약화된다는 의미.

파워포워드(김주성 = 함지훈)

김주성이 미세하게 앞서지만, 사실상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김주성은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다.

하지만 함지훈을 상대로 1대1 공격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지금 시점에서 김주성이 무서운 것은 속공처리능력과 함께 윤호영, 로드 벤슨을 활용하는 하이-로 플레이(김주성이 자유투라인 부근의 하이 포스트에 서고 벤슨과 윤호영이 골밑부근인 로 포스트에서 서서 하는 2대2 공격)다. 경기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패스를 한다. 그 빈틈을 노려 자신이 직전 처리할 수도 있다. 또 수비에서 김주성은 매우 좋은 블로커이자, 리더다.

그러나 함지훈은 기본적으로 1대1 공격이 가능하다. 골밑에서 스텝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또 김주성보다 파워와 체력적인 측면에서 앞선다.

센터(로드 벤슨 = 테런스 레더)

벤슨은 올 시즌 최고의 용병이다. 영리한 플레이와 함께 빠른 스텝에 의한 정확한 미들슛 능력을 장착하고 있다. 높이도 레더보다 더 뛰어나다.

하지만 레더의 노련미를 간과할 수 없다. 운동능력과 높이는 떨어지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서 레더는 매치업 상대 KCC 자밀 왓킨스를 압도했다. 강한 몸싸움능력과 터프한 플레이, 그리고 정확한 점프슛의 삼박자로 왓킨스를 무너뜨렸다. 반면 벤슨은 몸싸움에 취약점이 있다.

결국 양팀 매치업의 승부는 스몰포워드에서 갈릴 가능성이 많다. 윤호영이 김동우를 압도한다면 동부가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 하지만 김동우가 의외의 변수를 창출한다면 5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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