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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희 감독 "잠 못드는 고통도 있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02-17 13:02 | 최종수정 2012-02-17 13:02


'동부 정규리그 15연승 타이 기록!' 16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동부와 창원LG의 경기에서 동부가 LG에 85대 76으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15연승을 기록했다. 강동희 감독이 승리가 확정되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원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2.16


요즘 프로농구판에서 가장 부러울 게 없는 이가 강동희 동부 감독이다.

최소경기, 최단기간 정규리그 우승도 모자라 한시즌 최다승, 역대 최다연승 기록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차지한 선두 자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내주지 않고 '패배'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팀을 만들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만큼 이제 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신경쓰며 행복한 주판알 튕기기를 할 때가 됐다.

이쯤되면 올시즌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간을 보낸 감독으로 부러운 시선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겉으로 화려할 뿐 속으로는 잠못 이루는 고통도 있었다. 강 감독은 "위기감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강 감독이 꼽은 첫 번째 위기의 시기는 작년 12월 말이었다. 지난해 12월 30일 동부는 전자랜드전에 패하며 4연승의 상승세에서 멈춰 선 적이 있다.


같은 날 KGC는 삼성을 88대66으로 대파했다. 제법 여유있을 줄 알았던 2위 KGC와의 승차가 1.5게임으로 좁혀졌다.

강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 팀은 체력적으로 하강곡선을 긋고 있었던 반면 KGC는 페이스가 너무 좋았고, 두터운 선수층 덕분에 체력에서도 동부보다 유리해 보였다"면서 "이러다가 KGC에게 잡히겠구나 하는 위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당시 상무 제대를 1개월 남겨놓은 이광재를 떠올렸을까. 강 감독은 "걱정하면서 잠도 못자다가 나중에는 마음을 비우게 되더라"면서 "이광재가 복귀할 때까지 버티기나 해보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곧바로 이어진 1월 1일 새해 첫 경기에서 KGC를 만나게 됐으니 강 감독의 불안감은 더했다. 이 경기마저 패하면 반게임 차로 쫓기게 될 처지였다.

하지만 특유의 짠물농구로 동부는 60대53으로 승리했다. 3쿼터까지 40-43으로 뒤져있다가 4쿼터에 김주성과 로드 벤슨, 윤호영, 안재욱이 체력보다 무서운 투혼으로 버텨준 덕분이었다.

이에 앞서 강 감독은 또다른 위기를 맞았다고 했다. 간판 포인트가드 박지현의 부상이다. 박지현이 지난해 12월 16일 모비전에서 어깨 부상을 하며 팀에서 빠졌다.

결국 이틀 뒤에 열린 KT전에서 패한 동부는 야전 사령관의 부재를 절감하며 더 추락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식스맨 안재욱이 일취월장한 것이다. 여기에 득점력이 다소 저조했던 윤호영마저 골밑 위주에서 탈피해 공격 패턴을 다양화화는 완성도를 높이며 박지현의 공백을 메우는데 힘을 보탰다.

어느 팀이든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몇 번의 위기를 맞는 법이다. 하지만 동부는 그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강 감독은 "동료가 힘들어 할 때 한발 더 뛰어서 그 빈자리를 메워주겠다는 선수들의 끈끈한 동료애가 위기탈출의 비결"이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원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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