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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탑'이 또다시 쓰러졌다.
그 충격은 고스란히 하승진에게 전달됐다. 코트에 쓰러진 하승진은 비명을 질렀다. 눈물도 얼핏 보였다. 부상의 고통도 컸겠지만, 그보다는 또 다시 다치고 말았다는 억울하고 속상한 심정이 눈물로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결국 하승진은 들것에 실려나갔다.
'호사다마'라는 고사성어가 이날 하승진에게는 딱 들어맞았다. 최근 무릎 부상을 털고 코트에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은 하승진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1쿼터에만 7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승진은 2쿼터 초반 2분동안 5득점7리바운드로 무서운 활약을 펼치던 중이었다. 덕분에 최근 2연패로 침체에 빠졌던 KCC도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이런 초반 대활약은 결과적으로는 부상의 전주곡이었다.
이렇게 온갖 부상이 반복되면서 하승진과 KCC의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KCC 관계자는 "원래 매 시즌 한 두 차례 부상이 있어왔지만, 이번 시즌만큼 자주 다친 것은 처음"이라면서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나마 올스타 브레이크 때문에 다소 회복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다. KCC 측은 "붓기가 심해 2~3일 후 MRI검사를 할 계획이다. 그나마 24일 삼성전 이후 열흘 정도 휴식기가 있어 몸을 좀 추스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