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이후 최고의 라인업이다.
5라운드가 기대되는 건 개막 이후 베스트라인업을 처음으로 갖췄기 때문이다. 김동욱이 처음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은 지난달 4일, 최진수와 크리스 윌리엄스는 있었지만 기존 팀의 중심이었던 이동준이 없었다.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던 허일영마저 김동욱이 합류하고 3경기 만에 갈비뼈 부상으로 이탈했다. 사실상 둘은 '김동욱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동욱은 오리온스에 가세한 뒤 20~30여분에 그쳤던 출전 시간을 풀타임에 가깝게 늘렸다. 특히 오리온스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윌리엄스와의 2대2 플레이는, 골밑의 최진수는 물론 조상현 전정규 등 외곽슈터들에게도 날개를 달아줬다. 2,3,4번 포지션이 가능한 김동욱의 놀라운 활동량은 오리온스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동준은 최진수와 역할 및 활동반경이 겹치는 경향이 있지만, 컨디션이 100% 올라올 때까지 최진수와 번갈아 코트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추일승 감독은 이동준을 활용해 최진수 김동욱 윌리엄스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생각. 이동준 역시 "진수가 너무 잘 해서 좋다. 아직 백업 역할이지만, 40분을 전부 뛰는 게 아니라 오히려 편하다"고 말한다.
허일영은 큰 키(1m95)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의 3점슛이 매력적이다. 부상 전 보여준 슛감도라면 전정규를 제치고 당장 주전으로 뛸 만 하다. 복귀를 앞두고 있는 허일영은 "갈비뼈는 다 붙었다. 몸싸움 시에 통증이 있지만, 참고 뛸 만 하다. 빨리 코트에 서고 싶다"고 했다. 여기에 베테랑 조상현이 경기 막판 들어와 한방씩 터뜨려 준다면 외곽포도 문제없다.
이동준과 허일영의 숙제는 김동욱 가세 후 완전히 바뀐 팀의 패턴 플레이를 얼마나 빨리 숙지하느냐다. 이동준은 8일 KT전을 마친 뒤 "처음부터 다시 다 외워야 한다. 윌리엄스와 4,5번을 번갈아 맡게 됐고, 무엇보다 패턴이 싹 바뀐 것 같다. 시즌 초반에 했던 건 다 없어졌다"고 했다. 다행인 것은 11일 LG전까지 이틀이라는 훈련 시간이 있었다는 점. 이제 이동준과 허일영도 본격적으로 '김동욱 효과'를 보게 됐다.
추일승 감독은 최근 선수단의 모토를 '지지 말자'로 정했다. 그리고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9위답지 않은 매력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오리온스, 추 감독의 바람대로 포기를 모르는 선수들로 거듭날 수 있을까. 11일 LG전이 첫 시험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