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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올스타전, 투표 결과가 수상하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01-02 13:19 | 최종수정 2012-01-02 13:19


'투표가 수상하다?'

여자 프로농구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이 오는 15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예년처럼 신한은행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경기 접전이 나올만큼 신한은행의 전력이 예전같지 않은데다 2위 자리를 두고 KDB생명, 삼성생명, KB스타즈가 치열한 혼전을 펼치고 있어 그 어느 해보다 흥미진진한 시즌이 되고 있다. 이 추세에 발맞춰 3라운드까지 지난 시즌 대비 관중수가 36% 이상 증가하고, 시청률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2.5배나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올스타전과 함께 올스타에 뽑힐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달 말 마감한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다소 수상(?)한 결과가 나왔다. KB스타즈 선수들에게 몰표가 쏟아진 것. 변연하가 1만8615표로 6개 구단 선수 가운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는데, 변연하를 포함해 상위 5명이 모두 KB스타즈 선수들이다.

2위 포워드 강아정(1만3108표), 3위 센터 정선화(1만2926표), 4위 센터 김수연(1만2787표), 5위 센터 정선민(1만2324표) 등이다. 이대로라면 가드 1명을 제외하고 KB스타즈가 포함된 동부조의 올스타 스타팅 멤버는 모두 KB 선수들로 꾸려지게 된다.

물론 한 팀이 몰표를 받을 수는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에도 KIA나 롯데 등 인기 구단 선수들이 몰표를 받아 올스타에 뽑히는 경우는 많다. 2011시즌에 유효투표수가 162만3576표에 이르고 1위를 기록한 롯데 이대호는 이 가운데 83만7088표를 획득했다. 모집단 수가 절대적으로 크다보니, 어느 정도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문제는 여자농구의 경우 올스타전 투표수가 절대적으로 작아, 마음만 먹으면 투표 결과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 최다 득표자인 변연하의 경우 이대호와 비교해 2.2%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 시즌부터는 사상 최초로 현장투표를 도입했고, 올스타 선정을 하는데 팬 투표의 반영 비율을 기존의 20%에서 80%로 대폭 늘리면서 자연스레 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렇기에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KB스타즈는 4위에 그치고 있는 팀인데다 변연하와 정선민 정도를 제외하면 기록이나 이름값, 팀 공헌도 측면에서 다른 팀 선수들에 뒤진다. 1만표 이상을 받은 KB스타즈 선수들이 식스맨 2명까지 포함해 무려 7명인데 반해, 나머지 5개팀 통틀어 고작 2명(우리은행 양지희, 임영희)에 불과하다. 1위를 질주중인 신한은행 베스트 5 선수들은 모두 8000표대, 2위 KDB생명도 이경은(9075표)을 제외하면 모두 8000표대에 그쳤다.


투표를 집계한 WKBL(여자프로농구연맹)측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자단 투표 20%를 반영해 4일쯤 최종 멤버를 발표하는데, 80%의 비율이 워낙 커서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WKBL 관계자는 "예전까지 기자단 50%, 감독 30%, 팬 20%를 반영했는데, 올스타전의 취지를 살려 팬 비중을 대폭 늘리다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내년 시즌부터는 이를 보완해 팬심이 제대로 반영된 올스타가 선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농구 전문가들은 "여자농구의 인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 실력을 겸비하고 진정으로 팬들이 원하는 대표 선수들이 올스타전에 나와야 한다"며 "출전 시간 기준을 정해 이에 부합하는 선수들만 후보에 오르거나 혹은 프로야구처럼 각 팀 감독들이 포지션별 1~2명의 선수를 후보로 내는 등 보완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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