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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승 KGC '화이트 크리스마스 딜레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12-25 16:55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11-2012 프로농구 안양 KGC와 서울 SK의 경기가 열렸다. 안양 용병 화이트가 관중에게 케이크를 선물하고 있다. 팀에는 딜레마를 안겼지만. 안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일단 중요한 점. KGC는 정말 무섭다는 것이다.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국내 선수들의 진용은 역대 어느 라인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받은 것은 '골치아픈 숙제'다. 한마디로 말하면 '화이트 딜레마'다.

크리스마스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 SK의 경기. 당연히 올 시즌 최다인 8연승에 도전하는 KGC가 8연패에 빠져 있는 SK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3쿼터까지 56-55로 SK의 박빙 리드. 여기에 KGC는 로드니 화이트와 김태술이 4반칙으로 파울트러블에 걸린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SK가 KGC를 벼랑 끝까지 몰아부쳤다.

그런데 KGC는 4쿼터 괴력을 발휘했다. 국내멤버로만 라인업을 구성한 KGC는 SK를 단 7점으로 묶으며 80대63, 17점차의 완승을 거뒀다.

반전의 반전은 다 이유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이트 딜레마'와 이것을 극복한 '국내파의 힘'이었다.

3쿼터까지 SK의 공격은 단순했지만, 위력적이었다. 골밑 미스매치가 있었다. SK 대체용병 아말 맥카스킬(2m8)을 KGC 로드니 화이트(2m6)가 전혀 막지 못했다. 키가 큰데다 운동능력까지 맥카스킬이 더 나았다. 화이트의 약한 골밑수비력이 확연히 드러나는 경기. KGC는 더블팀을 갈 수밖에 없었고, 외곽 빈 공간을 맥카스킬은 좋은 패스로 연결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KGC는 공수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수비에서 맥카스킬에 당한 화이트는 공격에서도 보탬이 되지 않았다. 애매한 움직임으로 외곽을 겉돌았고, 내외곽의 공격 밸런스를 미묘하게 흐트러뜨렸다. 반면 SK는 공격이 잘 풀리자 수비까지 강화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KGC의 전력은 강했지만, 이런 시스템의 불리함 때문에 3쿼터까지 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4쿼터 파울트러블에 걸린 화이트와 김태술을 빼고 KGC는 경기를 치러야 했다.

KGC 국내파는 매우 강했다. 수비에서 오세근은 맥카스킬을 적절히 잘 막았다. 또 다른 SK의 골밑옵션인 김민수도 양희종의 수비에 막혔다. 기민한 로테이션 수비로 SK 실수를 유발했다. 김선형 신상호 변기훈 김효범 등이 바뀐 KGC의 수비를 제대로 공략못한 측면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파로 구성된 KGC의 수비는 강했다.

KGC는 기본적으로 개인기에 의한 프리랜스 오펜스를 감행했다. 이정현과 양희종의 적극적인 골밑돌파와 김성철의 노련한 페네트레이션으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었다. 결국 4쿼터 KGC는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SK 문경은 감독은 "(화이트가 빠진) 4쿼터가 더 힘든 매치업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8연승을 거둔 KGC는 선두 동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당연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이날같은 경기를 펼치면 곤란하다. SK는 4쿼터 무너졌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은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KGC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딜레마다. 안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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