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예고된 용병제 원상복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1-12-13 19:28


예고된 원상복귀였다.

KBL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번시즌 '1명 보유'였던 용병제도를 다음시즌부터 '2명 보유-1명 출전'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시즌으로의 회귀다. 한 시즌의 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제도 변경을 결정했다.

사실 지난해 용병 보유수를 1명으로 축소시킬 때부터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예상되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했고, 단점에 대한 현장과 구단의 반발이 뻔했기 때문이다.


SK 알렉산더 존슨
국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백업요원과 기대주의 기량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이었다. 용병제도로 멋진 덩크슛 등 볼거리가 늘어났지만 국내 선수들, 특히 빅맨들이 설자리를 잃어 국제경기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너무 용병에 치우치다보니 국내 스타가 사라져 농구의 인기가 시들어간다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용병의 출전을 점차 줄여왔던 KBL은 이번 1명 보유로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감독을 비롯해 구단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용병 농사가 시즌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용병에 대한 국내 프로농구의 의존도는 심한 편이다. 2명 보유-1명 출전 일 땐 기량이 달리는 선수가 있을 땐 잘하는 선수 위주의 기용을 하면서 대체 선수를 뽑아 전력이 떨어지지 않지만 현재의 제도는 새 용병이 올 때까지 계속 함량 미달의 용병을 계속 써야하기 때문에 성적 하락이 불보듯 뻔했다.

좋은 용병을 데리고 있어도 문제다. 당연히 이 좋은 선수를 풀타임 출전시키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득점, 리바운드 1위를 달리며 SK의 상승세를 이끌던 알렉산더 존슨은 결국 부상으로 빠졌고, SK는 제스퍼 존슨을 데려왔음에도 2연패에 빠졌다.

감독과 프런트에게 아무리 국내 농구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고 해도 성적 앞에선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일찌감치 용병 1명 보유에 대한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모색했어야 했지만 KBL은 그러지 않았다. 괜히 팬들만 혼란에 빠뜨린 KBL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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