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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강팀에 강한 용병이 필요하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2-07 12:40


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모비스와 KT의 경기에서 KT 로드가 1쿼터 후반 회심의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울산=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강팀에 강한 용병이 필요하다."

승부사 전창진 KT 감독은 요즘 용병 때문에 더 머리가 아프다.

시즌 초반부터 찰스 로드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대체할 용병을 마땅히 나타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이 고충은 1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 딱히 새로울 것은 없다. 전 감독을 더욱 괴롭게 하는 것은 찰스 로드의 최근 호성적을 놓고 '뭣하러 바꾸느냐'는 주변의 일부 시선이다.

그도 그럴것이 로드는 6일 모비스전에서 30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최근 3경기 연속 30점 이상의 득점력을 선보였다.

이런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니 로드를 버리기가 아깝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남의 속사정을 잘 모르고 나오는 말들이라 답답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로드의 진짜 문제는 KT보다 하위권팀에 강하다는데 있다. KT가 플레이오프에서 공략해야 할 꼽고 있는 동부, KCC, KGC 등 높이가 좋은 팀을 상대할 때는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 감독은 "정작 넘어야 할 큰 산은 따로 있는데 야트막한 동네 앞산이나 정복 잘했다고 좋은 평가를 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로드는 올시즌 동부와의 3경기에서 평균 16.3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연속 30점대 득점도 지난달 30일 KGC전(30득점)을 제외하고 모비스와 LG를 상대로 거둔 성적이었다.

KCC전에서도 1라운드때 32득점의 성과를 냈지만 2라운드에서는 10득점에 그쳤고, KGC전 역시 최근 30득점 이전에 16득점과 24득점을 했다.

하위팀에 강한 득점 기록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전 감독이 로드의 플레이 가운데 가장 싫어하는 것은 미들슛(미들라인에서 던지는 중거리슛)이다.

전체적인 높이가 약한 KT에서 로드같은 용병이 로포스트에서 리바운드를 잡아주고 동료들이 찔러준 패스를 받아먹어야 하는데 중간으로 나와 있으면 전 감독이 구상하는 전술이 망가지게 된다.

중-장거리 슛은 국내 선수들에게 맡기고 골밑에서 착실하게 버텨주는 용병이 필요하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로드는 6일 모비스전에서도 미들슛을 여러차례 쏘았다. 다행히 모두 들어갔기에 전 감독은 별다른 야단을 치지 않았지만 하지 말라는 짓을 자꾸 하는 로드에 대해 여전히 답답하다는 심정이다.

전 감독은 "우리가 정규리그 3, 4위로 만족하려고 농구하는 게 아니다. 동부가 워낙 강하니 선두는 아니더라도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강팀을 잡을 수 있는 용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체용병을 찾는데 자꾸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그런 맞춤형 용병을 구하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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