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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김동욱 어떻게 쓸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2:14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된 김동욱의 삼성시절 모습. 스포츠조선DB

"2번 포지션에서도 제 몫을 해줄 선수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목소리는 깊게 잠겨 있었다. 김승현을 트레이드시키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큰 모양이었다. 전화 인터뷰 내내 추 감독이 원했던 선수, 김현중의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당초 LG에서 김현중을 데려와 취약한 포지션을 메우려 했지만, 김승현과의 소송취하 합의서에 있던 '선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조항 탓에 삼성으로 급선회할 수 밖에 없었다. 김승현의 삼성행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다. 말로만 '공개' 트레이드였지, 김승현 마음에 있는 팀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오리온스는 삼성 포워드 김동욱을 얻었다. 삼성에서 받아낼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 김동욱은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오리온스 선수단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훈련을 지켜본 추 감독은 "역시 동욱이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실 오리온스에는 포워드가 많다. 이동준이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신인 최진수가 골밑에서 힘을 내고 있고 최근 허일영 조상현 등의 슈팅 감각도 물이 올랐다.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 역시 포워드 자원. 확실한 빅맨은 없지만, 두터운 포워드진으로 팀이 구성돼 있다. 여기에 또다른 포워드 김동욱이 영입됐다. 김동욱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슈팅력도 좋은 선수다. 포지션 중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추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현대 농구에서는 과거와 같은 포지션 분화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또한 김동욱은 2번 포지션에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윌리엄스 최진수 허일영과 함께 스타팅 멤버로 내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동욱이에게는 윌리엄스와의 콤비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 팀에 부족한 픽앤롤 플레이 등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빠르면 다음 주말 이동준이 복귀하는 것을 감안하면, 포지션 중복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 이동준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준 최진수에 대한 역할 고민도 있다. 추 감독은 윌리엄스를 제외한 네명의 포워드를 상황에 따라 투입할 생각이다. 윌리엄스가 게임 리딩을 맡고, 4명의 포워드가 모두 투입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오리온스 선수단은 이번 시즌이 종료된 뒤 대폭 개편될 전망이다.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킨 왼손 장신슈터 허일영이 군입대하고, 이동준과 이번에 영입한 김동욱 모두 FA로 풀린다.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 등 혼혈선수 영입도 가능하다. 오리온스는 미래를 위해 김동욱도 꼭 잡겠다는 입장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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