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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창진 감독, '새 아바타' 양우섭 키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1-30 20:22


"내 아바타, 잘 하고 있어."

KT 전창진 감독은 현역시절(86~87 삼성전자) 그리 특출난 선수가 아니었다. 고려대 졸업 후 실업팀 삼성전자에 입단해 86년 코리안리그 신인상을 받았지만, 부상 등으로 인해 일찌감치 유니폼을 벗었다. 이후 프런트로 변신했다가 98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코치로 나선 전 감독은 2002년 원주 TG삼보 감독 대행을 맡았고, 이듬해부터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선수로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지도자로서 전창진 감독의 이력은 화려하다. 통산 3차례의 정규시즌 우승(2003~2004, 2004~2005 TG삼보, 2010~2011 KT)에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2차례(2002~2003, 2004~2005 TG삼보)나 된다.

이제는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명장이 됐지만, 아직도 짧았던 선수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가보다. 그래서인지 전 감독은 때때로 잠재력을 다 펼쳐보이지 못하는 비주류 선수들에 대해 애정어린 눈길을 보내며 일류 선수로 성장시키곤 한다. 이른바 '전창진 아바타'들이다. 그 대표적인 선수가 현재 KT의 간판인 조성민과 박상오다. 2009년 KT에 부임한 전 감독은 이들을 끈질기게 지도해 지난시즌 정규시즌 우승의 주역으로 성장시켰다.

그런 전창진 감독이 이번 시즌에는 가드 양우섭을 새로운 '아바타'로 삼았다. 전 감독은 30일 안양 KGC전을 앞두고 "내가 현역 때 농구를 잘 못해서인지, 특출나지 않은 선수들에게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 선수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고 싶다"면서 "양우섭도 지금 그런 수업을 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우섭은 이번 시즌들어 KT 주전가드 자리를 맡으며 출전기회를 늘려가는 중. 29일 까지 17경기에 나와 평균 6.9득점에 2.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화려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전 감독은 현재의 양우섭에 대해 크게 불만이 없는 눈치다. 전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잘 하고 있다. 경험이 적기 때문에 매 경기를 통해 많은 공부를 해나가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간들을 잘 버텨내야 한다"고 평가했다. 양우섭의 현재보다 미래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양우섭 역시 감독의 이런 배려에 대해 성실함으로 보답하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애정이 있는 만큼) 많이 혼도 낸다. 젊음과 패기로만 농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아직은 포인트가드로서 팀을 이끄는 능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정신자세만큼은 최고"라며 양우섭의 성실함을 칭찬했다. 또 다른 '전창진 아바타' 양우섭이 팀의 간판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날이 기대된다.


안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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