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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이 여자농구 흥행을 이끄는 것 맞죠?"
팀의 대들보였던 전주원과 진미정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고, 정선민은 KB스타즈로 이적했다. 무려 3명의 주전이 한꺼번에 빠지고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김단비, 이연화, 김연주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전력 약화는 어쩔 수 없다. 벌써 수년째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최하위 순번이다보니 괜찮은 신인을 수혈할 기회도 없었다. 이렇듯 신한은행의 전력이 하향 평준화되면서 올시즌 여자농구는 춘추전국시대라 불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10경기를 치르면서 8승2패를 기록, 예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얘기가 전혀 달라진다. 이날 삼성생명전을 포함해 10경기 가운데 무려 3경기를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다. 임 감독은 "통합 5연패를 하는동안 시즌 초반에 이렇게 많은 연장전을 치르기는 처음인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다른 팀들은 여전히 신한은행을 최강팀으로 꼽고 있다. 통합 5연패라는 경험과 자신감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자산인데다, 식스맨에서 벗어나 올 시즌 만개한 기량을 뽐내는 늦깎이 이연화처럼 앞서간 선배들의 플레이를 하나하나 지켜봤다는 것은 신한은행 벤치멤버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은주를 승부처에서 활용할 수 있고, 강영숙과 최윤아 등 우승 멤버들도 건재하다. 피를 말리는 혈전 끝에 집중력을 발휘, 결국 승리를 따내는 것에서도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임 감독은 "한 시즌 내내 편안한 경기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힘은 들지만 계속된 연장전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많이 느끼고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약세 덕에 더 흥미진진해져서인지 여자농구를 중계하는 SBS ESPN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시즌 동기 대비 평균시청률이 2.5배 상승한 평균 0.355%를 기록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