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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문경은 감독대행 선전에 안도하는 이유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11-16 15:04


프로농구 서울 SK가 시즌 초반이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2라운드가 진행중인 현재 13경기동안 6승7패를 기록중이다. 승률 5할엔 미치지 못하지만 6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지도자로 첫 발은 내디딘 문경은 감독 대행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해주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아 있던 신선우 전 감독을 대신해 문 감독을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초보 감독이라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여기에 비시즌 전력 보강도 없었다. 오히려 방성윤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력이 약해졌다. 또 기존 선수들간 손발도 맞춰지지 않아 조직력도 탄탄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범경기가 끝난 뒤 많은 전문가들은 SK를 최하위팀으로 구분했다.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개막전에서 SK는 전년도 챔피언인 KCC에게 무려 26점차로 대패했다. 1승 제물로 생각했던 삼성에게마저 패하면서 개막 2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세번째 KT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후 문 감독은 팀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승수를 쌓아 나갔다. 문 감독은 "처음 몇 경기는 정신이 없었다. 내가 정신을 못차렸으니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이제는 코트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긴장감과 압박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는 이야기다.

구단 역시 큰 시름을 벗어 던진 모습이다. 구단은 문 감독을 임명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자칫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문 감독을 너무 일찍 지도자로 데뷔시켜 실패라도 한다면 구단도 자유롭지 못할 뻔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의 얼굴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구단은 문 감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문 감독의 선전엔 외국인 선수 알렉산더 존슨과 신인 김선형의 활약이 크다. 하지만 문 감독의 리더십도 한몫하고 있다. 2년 전 현역에서 은퇴한 문 감독은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안다. 그래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베테랑들에 대한 예우다. 이들을 무시하고는 한 시즌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문 감독은 베테랑들이 기죽지 않도록 경기 출전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해 준다. 심지어 승패를 떠나 베테랑들에게 믿음을 보여준 경우도 많았다.

문 감독의 선전은 프로농구 전체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SK 문경은 감독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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