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가 시즌 초반이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2라운드가 진행중인 현재 13경기동안 6승7패를 기록중이다. 승률 5할엔 미치지 못하지만 6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지도자로 첫 발은 내디딘 문경은 감독 대행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해주기 때문이다.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개막전에서 SK는 전년도 챔피언인 KCC에게 무려 26점차로 대패했다. 1승 제물로 생각했던 삼성에게마저 패하면서 개막 2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세번째 KT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후 문 감독은 팀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승수를 쌓아 나갔다. 문 감독은 "처음 몇 경기는 정신이 없었다. 내가 정신을 못차렸으니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이제는 코트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긴장감과 압박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는 이야기다.
문 감독의 선전엔 외국인 선수 알렉산더 존슨과 신인 김선형의 활약이 크다. 하지만 문 감독의 리더십도 한몫하고 있다. 2년 전 현역에서 은퇴한 문 감독은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안다. 그래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바로 베테랑들에 대한 예우다. 이들을 무시하고는 한 시즌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문 감독은 베테랑들이 기죽지 않도록 경기 출전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해 준다. 심지어 승패를 떠나 베테랑들에게 믿음을 보여준 경우도 많았다.
문 감독의 선전은 프로농구 전체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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