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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풀타임 복귀 하승진 앞세워 모비스 격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11-08 21:28


"계속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의 왼쪽 어깨는 테이핑으로 칭칭 감겨 있었다.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부상을 막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테이핑을 꼼꼼히 해뒀다. KCC 센터 하승진은 그렇게 해서라도 팀에 기여하고 싶었다.

고질적인 왼쪽 어깨 탈구증세를 딛고 일어선 하승진이 모처럼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을 보여줬다. 2쿼터 초반 골밑에서 모비스 용병 말콤 토마스와 부딪히며 '악!'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기도 했다. 부상 재발이 우려되는 순간, 그러나 잠시 후 KCC의 '거인'은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는 언제 신음소리를 냈냐는 듯 골밑에서 꿋꿋이 리바운드를 해냈다.

전주 KCC가 부상에서 복귀해 풀타임을 뛴 하승진의 골밑 장악력을 앞세워 모비스에 72대6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왼쪽 어깨 탈구부상으로 인해 1라운드에 정상적으로 뛰지 못했던 하승진은 모처럼 4쿼터까지 37분24초, 풀타임 출전하면서 18득점 17리바운드로 '더블-더블' 기록을 세웠다. 리바운드 17개는 이번 시즌 하승진의 한 경기 최다 기록. 하승진과 함께 용병 디숀 심스도 25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한 덕분에 KCC는 리바운드에서 모비스를 42-28로 크게 앞섰다. 이 차이가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1쿼터는 모비스의 근소한 우세분위기였다. KCC는 슛 정확도가 극히 저조했다. 전태풍이 2점슛 2개와 3점슛 2개를 시도했지만, 모두 림을 벗어났다. 하승진 역시 5번 2점슛을 시도해 단 1번 밖에 넣지 못했다. 야투 성공률이 22%(23회 시도, 5회 성공)에 그쳤다. 1쿼터는 16-14로 모비스가 앞섰다.

하지만, 2쿼터부터 KCC가 본색을 드러냈다. 역시 하승진-심스 콤비의 골밑 공격에서 활로가 뚫렸다. KCC는 14-18로 뒤지던 2쿼터 5분34초경 하승진의 골밑 슛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이어 21-18에서 임재현의 2점슛가 추가 자유투 성공, 그리고 심스의 자유투 2개 성공으로 23-21로 첫 역전을 만들어냈다. 이후부터는 줄곧 KCC의 페이스였다. 2쿼터를 32-26으로 마친 KCC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전태풍이 3점슛과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37-26으로 점수를 벌렸다. 이어 45-35로 앞서던 3쿼터 4분11초부터 하승진의 덩크슛과 심스의 연속 3개 골밑슛으로 8점을 몰아넣으며 53-37을 만들었다. 사실상 이 시점에서 승부는 끝이었다.

이날 모처럼 풀타임 출전을 통해 이번 시즌 개인 최다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승진은 "복귀 첫날 지게되면 심리적인 부담이 크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공격보다는 리바운드로 기여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이겼다"면서 "정상 몸상태의 60%정도지만, 팀을 위해서 계속 치료해가면서 뛰겠다. 2라운드 끝날 쯤에는 정상컨디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체육관에서는 KT가 마지막 4쿼터에 조성민(29점)의 11득점 활약을 앞세워 LG에 74대7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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