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였다. 마치 폭탄이 무차별적으로 터지는 코트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을 모았던 김주성과 오세근의 맞대결에서는 기록상 오세근이 21득점, 5리바운드로 8득점, 9리바운드,3블록슛의 김주성을 미세하게 앞섰다. 그러나 보이지 않은 공헌도의 측면에서는 승부처인 4쿼터 중반 KGC의 속공을 두 차례나 블록슛으로 막아낸 김주성이 미세하게 우위를 보였다.
초반 KGC의 기세는 거셌다. 오세근과 박찬희를 앞세워 13-4로 앞섰다. 하지만 전열을 정비한 동부는 진경석의 3점슛 2방으로 균형을 맞췄다.
결국 박지현 황진원 석명준의 3점슛 4방을 터뜨린 동부가 전반을 35-28로 앞섰다.
3쿼터 초반 KGC가 다시 힘을 냈다. 김성철의 바스켓 카운트와 오세근의 자유투, 그리고 이정현의 미들슛으로 가볍게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했다.
55-54로 KGC가 앞선 4쿼터 중반. KGC는 체력이 약간 떨어진 동부 가드진을 상대로 연속 스틸, 황금같은 속공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두 차례나 김주성이 블록슛을 하며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KGC가 좀 서둘렀다. 아직 2% 부족한 KGC의 대목이 엿보이는 부분. 이 속공만 효율적으로 연결했다면 승부의 추는 급격히 KGC로 기울었을 것이다. 사실상 동부는 체력적인 측면에서 쉽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까지 갔던 동부는 노련미에서 KGC보다 한 수 위였다. 그들은 침착했다. 57-58로 뒤진 경기종료 1분31초를 남기고 변변한 활약을 하지 못하던 윤호영이 과감한 골밑돌파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또 다시 윤호영이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KGC의 젊은 가드들은 당황했다. 발목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한 김태술의 공백이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전체적인 힘은 KGC가 나았지만, 아직까지 팀의 전체적인 조화로움은 동부에 미치지 못했다.
8연승 후 KT에 일격을 당했던 동부는 선두 독주를 굳힐 수 있는 귀중한 1승. 반면 6승3패로 3위를 달리고 있었던 KGC는 선두권 싸움에서 제동이 걸리는 1패였다. KGC는 6승4패로 단독 4위로 내려앉았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