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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경기 후 "승진이가 정말 차분하게 경기를 잘 풀어줬다. SK전 처럼만 해 준다면 우리 팀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CC는 이날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SK와의 개막전에서 92대66으로 대승을 거뒀다. 하승진은 선발로 나서 25분여를 뛰면서 8득점, 14리바운드를 했다.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승진의 성적표 치고는 초라했다.
하승진은 "이번 시즌부터 달라지려고 한다. 득점에 욕심 내기보다는 팀원들을 살려주는 데에 집중하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그의 변신은 또다른 기록에서 나타났다. 이날 하승진은 3개의 어시스트와 2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동료들의 어시스트를 주로 받아 먹었던 하승진이 슈터들에게 공을 빼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하승진이 골밑에 들어온 공을 다시 외곽으로 내주자 KCC는 다양한 공격 루트가 생겼다. 반면 수비를 하는 SK 입장에선 곳곳에서 터지는 득점포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KCC가 초반부터 SK를 20점차로 거세게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도 하승진의 '발상의 전환'이 컸다.
하승진은 "올시즌은 이전처럼 무식하게 허슬플레이를 하거나 무조건 득점하려고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상대팀에서 항상 나를 외곽으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 같다"며 "4년차가 됐는데도 2대2 수비가 약하다. 내가 수비가 약하다보니 앞선 수비수들의 체력 소모가 많은 것도 잘 안다. 앞으로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주=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