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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43)이 모친상을 당했다.
서울을 오가며 어머니를 돌보던 와중에도 시범경기에 출전하며 시즌을 대비했다. 캠프 막판 예상치 못한 모친의 병세 악화로 실전 대비를 위한 준비가 마무리 되지 못한 채 급히 귀국한 데다, 병세에 차도가 없는 어머니 걱정에 페이스 조절이 쉽지 만은 않았다.
루틴을 철저히 지키며 가장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모범적인 귀감의 투수. 제 때 실전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살짝 덜컥거림이 있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LG전에 구원등판, 1이닝 동안 3안타와 사구를 내주며 3실점 하는 흔들림을 겪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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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다운 공격적인 피칭. 직구 최고 구속 144㎞, 슬라이더, 커브도 예리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하자마자 '왕조시대'를 열며 무려 5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 과정에 뒷문을 굳게 지켰던 KBO리그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불혹을 훌쩍 넘긴 그는 10년도 더 지난 2025년 다시 한번 우승에 힘을 보태고자 굳은 의지로 준비를 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캠프 중 "오승환 선수의 구위가 가장 좋다"고 감탄했을 정도로 준비가 잘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 모친의 병세 악화라는 비보에 급히 귀국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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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세월을 비껴갈 수는 없는 법. 이제는 더 이상 마무리투수가 아닌 불펜 필승조의 일원으로 팀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각오. 그 의미도 마무리 못지 않게 크다. 본인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이미 그는 지난 시즌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매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통산 세이브 대기록 등 개인적인 수치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 스스로도 마음에 두지 않고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진정 그에게 중요한 것은 팀 우승과 함께 흘릴 눈물의 의미일 뿐이다.
야구인생의 또 다른 단계에 접어 든 오승환. 운동하는 막내아들을 유독 아꼈던 어머니를 비록 아쉽게 떠나보냈지만, 그의 마음에 영원히 아로새겨져 있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가슴에 품고 유종의 미를 향해 다시 달려갈 살아있는 전설의 투혼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해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