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과 키움을 좌절케 한 골절상...김유성도, 두산도 진심으로 사과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3-17 12:52 | 최종수정 2025-03-17 14:07


김동엽과 키움을 좌절케 한 골절상...김유성도, 두산도 진심으로 사과했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김동엽이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wook@sportschosun.com/2025.01.2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하필 개막 앞두고 이런 일이...

키움 히어로즈 김동엽은 이틀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14일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포를 발사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을 당한 후, 키움과 5000만원 단년 계약을 맺고 절치부심 준비한 2025 시즌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감이 좋았고, 시범경기 홈런까지 터뜨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사실상 주전 지명타자 확정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선수들은 다 돌려 투입해도, 김동엽은 꾸준하게 3타석 이상씩을 뛰게 했다.

하지만 15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사고가 났다. 상대 투수 김유성이 던진 공에 오른 손목을 강타당했다. 맞는 순간 그 부위가 부어오르는 게 조짐이 좋지 않았다. 이런저런 부상을 다 경험한 야구 관계자들은 그 모습만 보고 "골절이겠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부상 당일 엑스레이 검진 결과 골절이 확인됐다. 홍 감독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 선수인데"라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든, 코칭스태프든, 프런트든 아픈 쪽은 가슴이 미어진다. 키움 관계자는 "다친 날 검진 후 붕대를 감고 다시 경기장에 왔다. 속상해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더라. 동료들도 말 없이 어깨만 두드려줬다. 겨우내 어떻게 훈련을 했는지 다 지켜봤으니 마음이 더욱 안좋다"고 했다.


김동엽과 키움을 좌절케 한 골절상...김유성도, 두산도 진심으로 사과했다
26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세이부 라이온스의 경기. 두산 김유성이 숨을 고르고 있다. 미야자키(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2.26/
키움 뿐 아니다. 100% 의도적이지 않았겠지만, 어찌됐든 김유성과 두산 구단도 마음이 편할 수 없다. 김유성은 대선배인 김동엽에게 미안하다는 사과 연락을 했다. 양팀 단장, 그리고 수석코치들도 서로를 걱정했다. 두산 고토 수석코치가 키움쪽을 찾았을 때, 홍원기 감독이 있어 유감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엽도 걱정이지만, 김유성도 힘겹게 5선발 경쟁에서 이겨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마당에 마음의 짐을 안게 됐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건, 17일 정밀 검진 결과 복합 골절이나 인대 손상 등 추가로 다친 곳이 없었다는 점. 뼈가 붙기까지 4주의 시간을 기다리면 된다. 수술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회복할 수 있다는 자체로 복귀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물론, 4주 후 다시 몸을 만들고 배팅 훈련을 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만 말이다.


5월 초에만 돌아올 수 있다고 해도, 김동엽 입장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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