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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돌아오고 싶댔는데" 변심할 만했네, 220억 MVP 뛰어넘나…'18팀 관심' 하트, 美 복귀 임박

김민경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2 05:50


"韓 돌아오고 싶댔는데" 변심할 만했네, 220억 MVP 뛰어넘나…'18…
5일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카일 하트의 모습. 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05/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적어도 메이저리그 18개 팀이 카일 하트(33)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 있는 변심이었다. NC 다이노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버틴 에이스 하트가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만 18개에 이른다. 계약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팀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밀워키 브루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 뉴욕 양키스 등 5개 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디애슬레틱(미국 유력 스포츠 매체)에 따르면 FA 좌완 하트는 휴스턴, 밀워키, 볼티모어, 미네소타, 양키스 등 5개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팬사이디드의 로버트 머레이는 KBO 구단인 NC 다이노스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미국 복귀를 준비하는 하트의 퍼포먼스를 확인한 구단이 18개에 이른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하트가 처음부터 미국 복귀를 준비하진 않았다. NC는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한 하트를 당연히 붙잡고 싶었다. 2022년 시즌을 마치고 드류 루친스키(37), 2023년 시즌을 마치고 에릭 페디(32)가 한국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미국으로 돌아간 터라 하트까지 3년 연속 에이스 유출을 경험하고 싶진 않았다.

임선남 NC 단장은 "하트가 국내에서 시즌을 마치고 미국 가기 전에 면담을 했다. 그때는 분명 한국에 돌아오고 싶고, 또 다이노스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우리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하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 마음을 바꿨다. 미국 언론에서 하트를 또 다른 KBO 역수출 사례가 될 것으로 내다봤고, 실제로 윈터미팅 때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으면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임 단장은 "미국에 돌아간 다음에 팬그래프라든지 여러 미국 사이트와 언론에서 하트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가능하고, 3년 계약이 될 것 같다면서 예상 금액까지 나오니 갑자기 선수의 기대감이 올라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후로 우리와 대화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하트가 메이저리그 구단 오퍼를 받았는지는 우리로선 불분명하다. 윈터미팅에서 여러 구단을 만났다는 정도만 확인이 된 상황이다. 어쨌든 이런 분위기에서 계속 선수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라 우리도 아쉽지만 선수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하트와 결별을 선언하고, 지난달 18일 새 에이스 로건 앨런(28)과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계약했다.

하트는 지난해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3패, 157이닝, 182탈삼진,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 다승 3위에 오르면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하트가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고 해서 좋은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韓 돌아오고 싶댔는데" 변심할 만했네, 220억 MVP 뛰어넘나…'18…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LG의 경기, NC 선발투수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2/

"韓 돌아오고 싶댔는데" 변심할 만했네, 220억 MVP 뛰어넘나…'18…
27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 MVP NC 페디가 아버지 스캇 페디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27/
MLB트레이드루머스는 '하트는 26경기에서 157이닝,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율 28.8%, 볼넷률 6%를 기록하면서 최동원상(KBO리그의 사이영상)을 받았다. 하트의 주무기는 슬라이더지만, 팬그래프에 따르면 하트는 전보다 슬라이더 비중을 줄이면서 타자를 잡는 유인구 정도로만 활용했다. 팬그래프는 하트가 슬라이더라는 좋은 무기를 갖고 있지만, 90마일(약 144.8㎞)대 직구와 괜찮은 수준의 체인지업으로 어떻게 빅리그로 복귀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팬그래프는 하트를 FA 상위 50명 가운데 48위에 올렸지만, 5~6선발 정도로 쓰임새를 예상했다'고 현실을 짚었다.

KBO리그에서 하트는 에이스였지만, 미국에 돌아가면 불펜 또는 스윙맨을 맡을 가능성이 꽤 크다. 하트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 가운데 불펜 보강이 목적인 구단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하트의 제한된 투구 레퍼토리는 불펜으로 준비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디애슬레틱은 하트에게 관심이 있는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은 그를 멀티이닝 릴리버로 본다고 밝혔다. 하트가 선발이든 롱릴리프든 아니면 둘 다 맡는 스윙맨이든 33살 나이에 KBO에서 거둔 성공의 일부라도 빅리그로 옮겨 올 수 있다면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매체는 이어 '하트가 메이저리그에서 명확하게 선발 기회만 찾고 있는지 아니면 어떤 임무를 맡아도 상관없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하트에게 구체적 관심을 보인 5팀은 그를 불펜 또는 스윙맨으로 생각하거나 미래에 부상 또는 트레이드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길 때 대체자로 여길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와 양키스는 왼손 불펜 옵션이 특히 부족한 팀이라 하트가 이 2팀에는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트는 2016년 드래프트 19라운드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다. 2020년 뒤늦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4경기(선발 3경기), 1패, 11이닝, 평균자책점 15.55에 그쳤다. 이후 빅리그에서는 전혀 기회를 얻지 못했다. 보스턴을 떠나 2023년까지 시애틀 매리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을 전전하다 한국행을 택했다. 트리플A 4시즌 통산 성적은 69경기(선발 57경기) 24승24패, 334⅔이닝, 평균자책점 4.36이다. 미국에서 성적과 KBO리그 성적의 격차가 너무 크니 미국 언론은 쉽게 하트의 빅리그 복귀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 또는 스윙맨 정도의 활용도면 페디만큼의 대우를 받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페디는 2023년 시즌 30경기, 20승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KBO MVP를 차지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까지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페디는 시즌을 마치고 선발투수가 필요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20억원)에 계약해 금의환향했고, 화이트삭스가 시즌 도중 리빌딩을 준비하면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됐다. MLB.com은 페디를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에서 소니 그레이(35) 다음으로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평가하며 '2024년 메이저리그에 돌풍을 일으킨 8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하트는 페디의 성공 사례를 뒤따를 수 있을까. 계약 규모는 페디를 뛰어넘지 못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 갈 구 있는 기회는 눈앞에 온 것으로 보인다.


"韓 돌아오고 싶댔는데" 변심할 만했네, 220억 MVP 뛰어넘나…'18…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의 경기, NC 선발투수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9/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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