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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만큼 돌아오더라"…'묵이 베츠'가 확인한 인생 진리, 멈추지 않은 '계획 실천'

이종서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2-30 00:35 | 최종수정 2024-12-30 09:15


"준비한만큼 돌아오더라"…'묵이 베츠'가 확인한 인생 진리, 멈추지 않은…
한화 황영묵이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27/

"준비한만큼 돌아오더라"…'묵이 베츠'가 확인한 인생 진리, 멈추지 않은…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경기. 9회말 선두타자 3루타를 날린 황영묵.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7.24/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프로 지명되기 전부터 야구 인생 계획을 짜봤어요."

황영묵(25·한화 이글스)은 올 시즌 알찬 활약을 펼친 신인 중 한 명이었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123경기에 나와 타율 3할1리 3홈런 35타점 52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737의 성적을 남겼다.

신인왕 득표를 할 정도의 쏠쏠한 활약. 그러나 프로 유니폼을 입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충훈고 졸업 후 프로에 지명되지 않아 중앙대에 입학했다. 대학교 졸업 보다는 야구에 대한 열망으로 중퇴를 택했고, 독립야구단에 들어갔다. 이후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했던 그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장에서 마침내 이름이 불리게 됐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황영묵에게는 명확한 계획이 머릿속에 있었다. 쉽지 않았을 대학교 중퇴 결정 역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그는 "대학교는 야구를 하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정작 야구할 시간이 없었다. 주변에서 아쉬워하는 소리가 있었지만, 나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준비한만큼 돌아오더라"…'묵이 베츠'가 확인한 인생 진리, 멈추지 않은…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의 경기, 한화 황영묵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9/
야구를 향한 열정은 프로에서도 이어졌다. 강도 높은 훈련도 달게 받았다. '독종'이라는 말도 따라붙었다. 시즌 초반 잠깐 2군에 다녀오기도 했지만 4월 초 콜업 이후에는 꾸준하게 1군에서 자리를 지켰다. 규정 타석에서는 57타석이 부족했지만 풀타임 1군 선수로 활약한 셈이다.

황영묵은 "프로에 지명되기 전부터 야구 인생 계획을 짜봤다. 내 힘으로 안 되는 부분도 많고, 내 힘으로 이룰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올해는 운이 많이 겹쳤다"며 "1군 풀타임은 온전히 내 힘으로는 안 된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좋은 평가를 해주셨고 기회를 주셨다. 준비할 걸 보여드려야 하는데 운도 많이 따르면서 한 시즌 1군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기록을 떠나 올해 경험이 내년 시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니 좋게 작용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프로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황영묵은 당장의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기록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계획을 짜지는 않았다. 일단 경기에 많이 나가야 기록도 살아난다. 일단 많이 나가는 걸 목표로 삼았다. 준비한 만큼, 돌아온다는 사실을 올해 눈으로 확인했다. 그렇다고 생각한대로만 흘러가는게 아니니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준비한만큼 돌아오더라"…'묵이 베츠'가 확인한 인생 진리, 멈추지 않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3회말 1사 1,2루 롯데 손호영 타구를 잡은 한화 2루수 황영묵이 병살로 연결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9.13/

"준비한만큼 돌아오더라"…'묵이 베츠'가 확인한 인생 진리, 멈추지 않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초 2사 1,2루 한화 황영묵이 적시타를 날린 뒤 3루를 향해 달리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7.10/
첫 시즌 체력적인 부침이 있을 법도 했지만 황영묵은 "체력 문제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증명하면 체력 문제라는 말이 안 나올 거 같다.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이겨내려고 한다. 숙제가 있어야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FA 심우준 영입으로 치열해진 경쟁 체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유격수 자리에 확실한 주전이 생긴 상황.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많은 한화 내야진에는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황영묵 역시 내년 시즌 1군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황영묵은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내 자리라고 생각한 건 없다. 아마추어에서 야구를 할 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대가 나타나고 힘든 상황이 되더라도 이겨내는 게 야구 선수의 생활이자 숙명이다. 경쟁에서 이겨내서 내 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운도 중요하지만 야구를 하면서 느낀 게 운은 열심히 준비한 사람에게 온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팬들도 많이 기대하실테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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