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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우승팀 KIA와 10위 키움의 오프시즌 행보가 정반대다. KIA는 '윈 나우(Win now)', 키움은 '셀 나우(Sell now)'다. KIA는 당장 다음 시즌만을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키움은 2년 3년 뒤를 바라보고 팀의 핵심 선수를 팔아버렸다.
지난 19일 키움은 KIA에 현재를 팔고 미래를 샀다. KIA는 조상우 한 명을 얻기 위해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지명권 1라운드와 4라운드 2장을 키움에 내줬다.
리빌딩이라는 작업 자체가 변수 투성이다. 잠재력이 큰 유망주들을 끌어 모으는 일도 쉽지 않지만 그들을 스타플레이어로 육성해내는 작업은 더더욱 어렵다.
KIA의 경우 조상우가 마지막 퍼즐이었다. 1이닝을 확실히 책임질 구원투수 한 명만 보강하면 KIA는 여전히 최강 전력이었다. 2024년 우승멤버가 다함께 뛴다고 보장할 수 있는 기간도 딱 내년까지다.
2025시즌 후에는 조상우와 함께 1선발 양현종과 골든글러브 유격수 박찬호, 주전 중견수 최원준이 FA가 된다. KIA는 불투명한 2026년보다 계산이 가능한 2025년에 올인했다.
키움은 2년 연속 최하위다. 2022년 준우승 이후 간판스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올 겨울에는 공·수 핵심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다. 조상우를 데리고 있어도 2025년 하위권이 예상된다. 게다가 조상우는 1년 후 FA다. 키움이 타 구단과 자금력으로 붙어서 조상우 쟁탈전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 묻는다면 부정적이다.
키움은 당연히 조상우를 파는 편이 이득이었다. 과연 얼마나 비싸게 파느냐가 관건이었을 뿐이다. 키움으로선 현금 10억원에 신인지명권 1라운드 4라운드 2장이면 오히려 남는 장사다.
물론 팬들은 아쉽다. 수 년 동안 정 붙여 응원한 스타가 팔려가듯 이적하니 상실감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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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소위 '탱킹'은 메이저리그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메이저리그는 선수 풀이 어마어마하고 트레이드가 활발하다. 3~4년 내내 꼴찌해서 1라운더를 수집한 뒤 3명 정도 주축으로 성장하면 이후 1~2년 동안 트레이드와 FA 영입을 통해 전력을 순식간에 완성하는 것이 메이저리그의 방식이다.
우리 리그에서는 3년 내내 1픽을 가져간다고 해도 잘 되리란 보장이 없다. 쉽게 말하면 이정후(당시 키움 2017 1차지명) 강백호(KT 2018 2차 1번) 노시환(한화 2019 2차 3번)을 3년 연속 뽑아야 한다는 소리다. 매년 FA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제한적이다. 부자구단도 아닌 키움은 신인지명권을 최대한 많이 벌어놓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인 것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리빌딩 중 이렇게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힘들다. 우리는 1라운드 1순위와 10순위, 2라운드 1순위를 다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번째와 11번째를 연속해서 뽑는 게 상당한 의미"라고 밝혔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