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퍼시픽리그의 '강자'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일본프로야구 12개팀 중 유일하게 3군 아래 4군까지 두고 있다. 선수단 규모가 크다 보니 매년 20명에 가까운 신인 선수가 합류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0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9명을 지명했다. 정식으로 6명, 육성으로 13명을 뽑았다. 다른 구단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인원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 그늘이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우완투수 다카하시 준페이와 외야수 사토 나오키(25)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 선수 모두 소프트뱅크 신인 1순위 지명 선수다. 지난해 시점에서 10년간 1지명 선수 4명이 팀을 떠났다.
투타의 주축선수를 외부에서 영입하다 보니 생존경쟁이 더 치열하다. 극소수만이 1군 무대에 오른다. 매년 오프시즌이 되면 수많은 선수가 한 번도 1군 경기에 출전해보지 못하고 팀을 떠난다.
내야수 스나가와 리처드(25)는 올해까지 5년 연속 2군 홈런왕에 올랐다. 2022~2023년, 2년 연속 홈런-타점 2관왕을 했다. 그런데도 1군에 자리를 못 잡았다. 1군에서 부진한 탓이 크지만, 꾸준한 기회를 보장받지도 못했다. 그는 팀 이탈을 고민하다가 계약서에 사인했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양 리그 12개팀 중 팀 타율과 득점 1위를 했다. 4번 야마카와 호타카와, 5번 곤도 겐스케가 맹활약했다. 야마카와는 홈런과 타점 1위, 곤도는 퍼시픽리그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했다.
|
야마카와는 2023년 시즌 종료 후 세이부 라이온즈를 떠나 소프트뱅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4년-16억엔(약 148억5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확실한 투자는 확실한 성적으로 돌아왔다. 이적 첫 시즌에 통산 4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야나기타 유키가 부상으로 정상 가동을 못한 상황에서 외부 FA로 영입한 곤도와 야마카와가 소프트뱅크 타선을 이끌었다.
에이스 아리하라 고헤이. 올 시즌 퍼시픽리그 다승왕이다. 지난해 10승, 올해 14승을 올렸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 만에 돌아와 소프트뱅크 선수가 됐다. 니혼햄에서 던지다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를 선택했다. 소프트뱅크는 그에게 3년-12억엔(약 111억4000만원)을 안겼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우완 우와사와 나오유키 영입을 발표했다. 니혼햄에서 시작해 올해 메이저리그를 살짝 경험하고 돌아와 소프트뱅크 손을 잡았다. 일본언
|
|
최근 3년간 외부에서 데려온 주축선수 4명 중 3명이 니혼햄 출신이다. 4명 모두 같은 퍼시픽리그 팀에서 데려왔다. 올해 야마카와가 세이부 원정경기에 나섰을 때, 베루나돔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소프트뱅크엔 내년에 연봉 10억엔을 받는 선수가 두 명이다. 멕시코 출신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 쿠바 국적의 선발투수 리반 모이넬로다. 오수나는 2022년 시즌 중에 지바 롯데 마린즈에 입단했다가, 그해 겨울 소프트뱅크로 옮겼다. 소프트뱅크가 지바 롯데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베팅을 했기에 가능했다.
소프트뱅크가 육성에 진심이라고 해도, 결국 돈의 힘으로 최강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일하게 4군까지 운영하는 팀의 아이러니다.
'절대강자' 소프트뱅크는 2020년 마지막으로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주춤했다. 올 시즌 고쿠보 히로키 감독 체제로 양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4년 만에 퍼시픽리그 정상에 섰다.
|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