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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나는 매년 위기고, 매 순간이 경쟁이다."
입단 첫해 4월 곧바로 입대했다. 대졸인 만큼 빠르게 병역을 해결한 뒤 프로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었다. 군입대를 앞두고 단장에 편지를 보내는 등 간절함을 어필해 화제가 됐다.
팀의 기대치는 1군 대주자였다. 지금처럼 황성빈이 잘 뛰는 것 외에도 팀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며 팀 케미의 핵심 선수가 될 거라 예상한 야구 관계자는 롯데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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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빈이 막상 1군에 투입되자 훈련에선 드러나지 않았던 최대 강점이 드러났다. 이를 악물고 덤벼드는 간절함,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세리머니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능력은 리그 최고였다. 2022시즌이 끝났을 때 롯데 외야는 외국인 선수 렉스와 유망주 고승민, 그리고 중견수 황성빈으로 재편됐다. OPS(출루율+장타율, 0.707)는 조금 아쉬워도, 타율(2할9푼4리)과 주루 면에서 쓰임새가 확실한 선수로 호평받았다.
지난해 다시 시련이 왔다. 약점이 분석당하며 타율이 2할1푼2리로 급락했고, 윤동희 김민석 등 신예 외야수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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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빠른발을 극한까지 단련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3루타 2위(8개, 1위 김도영 10개)에 51개(도루 3위)의 도루를 더했다. 꾸준히 비판 받던 도루 성공률도 83.6%까지 끌어올렸다. 수비력까지 보완하며 좌익수 자리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노력의 화신임을 새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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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롯데 외야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추재현과 김민석이 두산으로 트레이드되며 1군 외야에 빈틈이 생겼다. 피치클락이 본격 도입되며 투수들의 주자 견제에도 어려움이 생길 예정이다.
황성빈은 신예 조세진 등과 남은 한 자리를 다퉈야 하는 입장이지만, 자신만의 유니크한 가치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제 황성빈이 원하는 자리는 리드오프(1번 타자). 이를 위해서는 선구안을 향상시키고, 출루율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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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신경쓰지 않는다. 내게 주전 자리를 보장해줄 팀은 없다. 매년이 위기고 경쟁이다. 그저 그 무대에 올라서는 게 매년 겨울의 목표고, 그 다음은 내가 보여줘야 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