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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FA 최원태의 삼성 라이온즈 이적이 오승환으로 불통이 튀었다.
삼성은 5명이나 줄었다. 보호선수를 1명이라도 묶기 위해 김현준이 상무에 입대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후에 최원태와 계약을 할 정도로 자기 선수 보호에 열심이었던 삼성이다.
그래도 결국 1명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
1982년생으로 내년이면 43세가 되는 오승환이다. 올시즌 중에 에이징커브가 보였다. 전반기와 후반기의 성적이 판이하게 달랐다.
전반기엔 37경기서 1승5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는데 후반기엔 21경기서 2승4패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41에 그쳤다. 마무리 자리를 김재윤에게 내주고 중간계투로 보직을 옮겼으나 부진이 이어졌고 결국엔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마운드에도 서지 못했던 오승환이다.
유망주가 아닌,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베테랑 선수가 보호선수에 포함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그는 오승환이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레전드 스타다. 일본과 미국에서 뛴 6년을 제외하고 2005년부터 올해까지 14년을 뛰며 통산 726경기에 등판해 44승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가지고 있고, 한시즌 최다인 47세이브도 2006년과 2011년에 두번이나 기록한, 마무리로 한국 최고의 선수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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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에서 SSG 랜더스가 김강민을 보호 선수에서 제외시켰다가 한화가 지명하는 바람에 단장이 사퇴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오승환이 올시즌 후반기에 부진해 팬들의 비난을 받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팀의 레전드를 버리라는 뜻은 아니기에 삼성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만약 삼성이 핵심 선수와 유망주를 보호하기 위해 오승환을 과감하게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을 경우, LG가 뽑아갈 가능성이 있느냐도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LG는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초 등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활이 잘된다면 초반에 복귀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라면 대체 마무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장현식을 FA로 데려왔지만 장현식은 마무리 전문이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오승환이라면 임시 마무리를 맡길 수도 있다. 시즌 중엔 체력 관리를 시키며 중간 계투 겸 임시 마무리로 쓸 수 있다. LG에 젊은 불펜 투수들이 많아 오승환의 경험과 몸관리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LG가 뽑을 경우 삼성에 불어닥칠 후폭풍이 클 것은 자명한 일. 그것을 알고 뽑는 것도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인지라 쉽지 않다.
오승환이 보상선수 명단에 있더라도 오승환보다 팀에 더 필요한 선수가 눈에 띄어 그를 지명할 수도 있다. 지난시즌 후반에 보여준 오승환의 모습이라면 A등급 보상선수로는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게다가 오승환의 내년 연봉은 8억원이나 된다. 샐러리캡에 문제가 된다.
최태원의 이적으로 생긴 '오승환 딜레마'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구단에선 선수들의 자존심을 위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는지에 대해 절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LG가 오승환을 뽑아야만 진짜 오승환이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는지를 알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