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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만장일치 HOF 입성 노리는 이치로, 그러나 투표는 모르는 것...지터는 그 질문이 괴로웠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11-19 10:59


두 번째 만장일치 HOF 입성 노리는 이치로, 그러나 투표는 모르는 것.…
이치로 스즈키는 메이저리그 통산 3089안타를 터뜨렸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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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지터가 지난달 29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 시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스즈키 이치로가 드디어 명예의 전당(HOF)에 입후보했다.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는 19일(이하 한국시각) 2025년 HOF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에 신규 입후보한 선수는 이치로와 2000년대를 빛낸 전설의 좌완 선발 CC 사비시아를 비롯해 더스틴 페드로이아, 펠릭스 에르난데스, 카를로스 곤잘레스, 커티스 그랜더슨, 애덤 존스, 이안 킨슬러, 러셀 마틴, 브라이언 맥캔, 핸리 라미레즈, 페르난도 로드니, 트로이 툴로위츠키, 벤 조브리스트 등 14명이다.

이들 중 헌액이 확실시되는 선수는 이치로와 사바시아다.

이치로는 당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수를 자랑했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9년 시애틀에서 은퇴할 때까지 19시즌 통산 3089안타, 509도루, 1420득점, OPS 0.757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최다 안타 및 최고 타율 기록을 보유 중이다.

특히 2001~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골드글러브, 올스타 선발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았고, 데뷔 시즌에는 AL 올해의 신인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통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컨택트 히터이자 리드오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별다른 구설수에 오르지 않고, 유니폼을 벗은 뒤에도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구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치로는 만장일치 득표 여부가 유일한 관심사다. 역대 HOF 투표에서 100%의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 뿐이다. 그는 자격 첫 해인 2019년 425명의 BBWAA 투표단 전원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았다. 파나마 출신인 리베라는 양키스 한 팀에서만 19년을 활약하며 통산 652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역대 1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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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노 리베라는 뉴욕 양키스 한 팀에서만 19년을 던졌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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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스즈키가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설 지가 결정될 BBWAA 투표가 올 연말까지 진행된다. AP연합뉴스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으로 불리는 데릭 지터가 이듬해 입후보해 2년 연속 만장일치 헌액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397명 중 딱 1명이 그를 선택하지 않아 큰 화제가 됐다. 지금까지도 지터를 반대한 기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BBWAA는 2010년대 후반부터 HOF 투표 현황을 공개해 오고 있는데, 원하지 않는 기자는 제외된다. 지터가 헌액될 당시 투표에 참여한 397명 중 투표 결과 공개를 꺼린 기자는 82명이었다.

지터는 훗날 "선수 뿐만 아니라 미디어 구성원들에게도 동일한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는지는 관심 없다. 정말 그렇지 않지만 짜증나는 것은 끊임없이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내가 그 질문에 답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질문에 답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질문을 받는 것에 지쳤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으니 그 이유나 심정을 더 이상 묻지 말아달라는 얘기였다.

물론 이치로가 HOF에 입성하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겠으나, 지터와 마찬가지로 투표는 또 다른 상황이다. 400명 안팎의 투표단 가운데 다른 생각과 의견을 지닌 기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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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사바시아는 통산 250승-3000탈삼진을 기록한 15명 중 한 명이다. AP연합뉴스
공교롭게도 사바시아도 2001년 데뷔해 2019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통산 251승161패, 평균자책점 3.74, 3093탈삼진을 마크했다. 2007년에는 AL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통산 6번 올스타에 뽑혔다. 2009년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그는 역사상 250승과 3000탈삼진을 모두 올린 15명 중 하나다.

기존 입후보된 선수 중에는 좌완 마무리 빌리 와그너의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는 올해 마지막 기회인데, 지난해 73.8%의 득표율로 아쉽게 탈락한 만큼 이번에는 75%를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100마일짜리 강속구를 뿌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와그너는 통산 4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HOF에 참여하는 기자는 메이저리그 취재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로 후보에 오른 선수는 75% 이상의 득표를 해야 HOF에 들어갈 수 있다. 후보 자격은 10년간 유지되지만, 득표율이 5% 미만이면 곧바로 탈락이다.

투표는 올 연말까지 진행되고 내년 1월 22일 결과가 발표된다. 헌액식은 내년 7월 28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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