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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김도영도 봉인 해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4-10-16 20:44 | 최종수정 2024-10-17 06:41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
2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KIA전. 2회말 1사 1, 2루 윤도현의 2루타 때 김도영이 홈으로 달리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4/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
◇1993년 한국시리즈 7차전 뒤 MVP 타이틀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해태 이종범.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안 죽을 자신 있으면 맘껏 해봐."

1993년 한국시리즈.

그해 페넌트레이스 최다 안타를 작성한 해태 타이거즈의 '천재' 이종범은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해태가 시리즈 전적 1승1무2패로 열세에 놓인 5차전. 이종범은 팀이 1-0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3회말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쳤고, 홍현우의 뜬공 때 과감하게 태그업해 홈을 파고들었다. 이종범은 도루 1개를 더 추가해 한 경기 3도루,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도루 기록을 세웠다. 5차전을 4대2로 잡고 위기에서 탈출한 해태는 삼성을 연파하면서 결국 7번째 한국시리즈 제패에 성공했다. 5차전부터 적극적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팀에 활기를 불어 넣은 이종범은 7차전까지 총 7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승리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종범은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KIA전. 5회말 무사 1루 윤도현 타석. 김도영이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이 도루를 성공시키며 김도영은 40도루를 기록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3/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KIA전. 5회말 무사 2루 윤도현의 적시타 때 김도영이 홈으로 질주해 득점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3/
사실 당시 해태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응용 감독은 이종범에게 '그린라이트'를 주지 않았다. 빠른 발을 가진 그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페넌트레이스와 다른 한국시리즈의 특성, 신인 선수의 긴장감이 팽팽한 승부처에선 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5차전부터 '모 아니면 도' 심정으로 허락한 도루는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귀결됐다.

31년의 세월이 흘렀다.

KIA라는 이름으로 12번째 한국시리즈 제패를 꿈꾸는 타이거즈. 또 한 명의 천재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데뷔 3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김도영(21)이 새 역사를 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8홈런-40도루로 '토종 첫 40-40'에 아깝게 닿지 못했다. 그러나 준수한 클러치 능력 뿐만 아니라 전성기 이종범을 능가할 정도로 평가되는 빠른 발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춤을 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친다.


사실 김도영은 올 시즌 40도루 이상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평가.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
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KIA전. 8회말 1사 2루 김도영이 역전 1타점 3루타를 친 후 질주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8/
김도영은 전반기에만 2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후반기엔 14개에 그쳤다. 하지만 이는 부상을 우려한 KIA 벤치의 억제기 역할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전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부상했던 기억을 무시할 수 없었다. 외야로 조금만 깊숙한 타구가 나와도 1루에서 홈까지 뛸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진 김도영이었지만, '최대한' 도루를 자제하면서 40개에 맞췄다. 이런 김도영이 한국시리즈에서 '봉인 해제'될 지 여부가 관심사다.

KIA 이범호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김도영의 도루보다 타격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작전으로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야 하는 한국시리즈에선 그의 능력을 100% 이끌어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첫 KS, MVP로 증명했던 이종범…'천재' …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KIA전. 7회말 1사 1루 박찬호의 2루타 때 김도영이 3루를 돌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9.23/
지난 7일 광주에서 진행된 KIA의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중 만난 김도영은 "미친 것처럼 뛰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운 바 있다. 31년 전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 김도영도 그라운드를 휘저을 준비를 마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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