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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제 NC(다이노스)가 이겼으면 오늘 등판 안하는 거였다. 이게 다 하나님의 계획이 아닐까."
1회초 3점을 먼저 따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1점 추가에 그쳤고, 7~9회 1점씩을 내주며 마지막까지 숨막히는 승부를 펼쳤다. 마지막 9회말 1사 만루에서 마무리 김택연이 신예 강승구-베테랑 오선진을 잇따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가장 마음 졸이며 지켜본 선수가 있다면 역시 곽빈이 아닐까. 곽빈은 이날 6이닝 4피안타 무실점 7K의 완벽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택연을 믿고 경기를 지켜봤고, 후배는 그 신뢰에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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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곽빈이 다승왕을 차지할 경우 국내 투수로는 2019년 이영하 이후 5년만, 두산 투수로는 2020년 알칸타라 이후 4년만의 두산 다승왕이 된다.
경기 후 만난 곽빈은 "사실 다승왕 욕심은 좀 내려놓았다. (원)태인이가 평균자책점도 3점대(3.66)이고, 전 4점대인데(4.24)다. 더 잘 던진 선수가 다승왕을 받는 게 아쉽진 않다"며 미소지었다. 전날 원태인으로부터 '언제 던지냐'는 연락이 왔고, "내일 던질 수도 있고 안 던질 수도 있는데, 네가 받을 거 같다. 축하한다"고 이미 마음을 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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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빈이 15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이상, 원태인이 시즌 최종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원태인의 마지막 등판은 9월 22일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1실점). 오는 28일 LG 트윈스전은 등판 간격도 딱 맞다. 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하는 삼성 입장에선 일정상의 피로도 낮다. 다만 매년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해온 원태인의 피로감이 관건이다.
곽빈은 "원태인이 다승왕이 되면 기분좋게 축하해주겠다. 그보단 4위를 자력으로 빨리 확정지어 기쁘다"며 팀 성적에 깊은 의미를 뒀다. 다만 "15승을 하면 양의지 선배의 선물이 있다. 작년에 내가 '저도 15승 하면 선물 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다"며 웃었다.
이날 허경민의 2차례 다이빙 캐치를 비롯해 유독 호수비도 많이 나왔다. 곽빈은 "야수 도움 없이 15승은 절대 못하는 기록이다. 형들이 의식해서 많이 도와준 것 같다. 감사드린다. 감동적이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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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리그 톱에이스인 안우진의 격려도 전했다. 곽빈은 "원태인과 안우진은 나보다 단계가 높은 투수들이다. 올해 최다이닝이라 너무 힘들다 했더니 우진이는 단호하더라. '이겨내야한다'고 했다. 그 마음가짐 그대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공에 맞은 윤동희에 대한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 "바깥쪽을 보고 던졌는데 제구가 안됐다. 너무 미안해서 계속 사과했다. 큰 부상이 아닌 것 같다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KT든 SSG든 상관없다. 어차피 LG와 삼성도 이기고 올라가야되지 않나. 팀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던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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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