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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 겨울 FA 오타니 쇼헤이에 관한 가짜뉴스로 잠시 혼돈이 빚어졌다.
당시 토론토는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오타니에 최종 오퍼를 한 구단이었다. 계약 조건은 오타니가 다저스와 합의한 10년 7억달러 수준에 못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토 구단 수뇌부는 당시 오타니를 플로리다주 더니든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 초대해 융숭한 대접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자신의 꿈인 '우승 전력'과 이미 편해진 '서부 지역'이라는 두 메리트를 갖고 있는 다저스의 손을 잡았다.
이 때문에 토론토 팬들은 오타니에 살짝 '배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터. 다저스 이적 후 처음으로 토론토의 홈구장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지난 4월 27일. 오타니가 경기 전 소개되자 당시 야구장을 찾은 3만9688명의 토론토 팬들이 일제히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1회초 1사후 첫 타석에서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의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이를 잠재웠다. 그날 토론토는 2대12로 대패했다. 오타니의 선제 홈런이 결승타가 됐으니 더욱 약이 올랐을 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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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라는 오랜 '로망'을 잃은 토론토는 올시즌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6일 현재 67승7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토론토가 최근 5년 동안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건 오타니 영입하지 못한 여파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언론과 팬들 입장에서는 오타니와 다저스가 곱게 보일 리는 없다. 다저스는 양 리그를 합쳐 승률 1위를 달리며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떠올랐으니 말이다.
그런데 시즌 막판 캐나다를 대표하는 언론사가 50-50 도전 중인 오타니를 응원하는 사설(Opinion)을 게재해 눈길을 끈다.
캐나다 최대 매체 '토론토 스타'는 7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웃고 즐기면 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타니의 업적과 도전을 평가하며 50-50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드러냈다.
글을 쓴 칼럼니스트 브루스 아서는 '오타니 쇼헤이는 오래 전 운동선수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희귀하고 즐거운 장소에 흘러 들어갔다. 그건 살아있는 신화가 되기 위한 것이었다.(중략) 자, 오타니는 또다시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44홈런, 46도루를 마크 중인 오타니는 역사상 가장 빨리 40-40에 도달했다. 그것도 끝내기 그랜드슬램으로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시대에 50-50은 불가능하다. 그가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구도 그 근처에 가보지 못하지 않았는가. 50-50에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8홈런-4도루가 부족했고,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는 9홈런이 모자랐다. 다저스는 22게임을 남겨놓고 있다'고 했다.
아서는 이처럼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이룬 업적들을 나열했는데, 50홈런-50도루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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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아서는 '아마도 오타니가 토론토에 오지 않은 것은 최선이었을 것이다. 오타니는 애너하임 시절을 연장하고 있다. 그는 그 저주받은 팀에서 놀라운 일을 해냈었다. 반면 다저스는 84승56패를 기록 중이다. 오타니는 그의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의미있는 경기들을 해나갈 것이다. 그는 2023년 WBC에서 MVP가 됐다'고 적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얘기다.
아서는 글의 말미에 독자들을 향해 '잔뜩 웃을 준비를 하라'고 주문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