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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취지는 공감합니다만…"
다만,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실행 후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없을 지 등 과정에 대한 고민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의 '오피니언 리더'다. 그의 주장은 대체로 합리적 근거가 있다. 많은 야구인들의 공감도 얻는다.
그런 그가 체크스윙 판독 확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3연전에서 LG와 KIA 양팀 모두 똑같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체크스윙 판정 하나에 승부가 좌지우지될 수 있으니, 공정하게 비디오 판독을 하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KIA 이범호 감독도 이 취지에 동의했다. 염 감독은 내년부터 제도 도입이 확정될 것이라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염 감독은 최근 상대 보크 문제에 대해 강한 항의를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보크 역시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 감독의 말이 맞다. 프로 스포츠는 '공정'이 최우선 순위 가치여야 한다. 목숨 걸고 싸우는데, 억울한 판정으로 승패가 좌우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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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에 앞서 우선 짚어볼 문제가 있다.
무조건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는 게 과연 공정을 담보하는 길일까. 여러가지 현실 여건상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
KBO는 현장 감독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주루 방해를 새롭게 비디오 판독 항목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시행하고 나니 문제가 생겼다. 주루 방해라는 건 결국 화면을 보고 심판이 주관적 해석을 해야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작용이 있다. 결과가 바뀌어버리면 원심을 믿고 있던 상대팀 감독이 뛰쳐나올 수밖에 없다. 베이스를 빨리 밟았느냐, 그렇지 않느냐 등 비디오로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사안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주자 재배치 등 주관적 영역의 판단은 또 다른 문제다.
염 감독이 주장하는 체크스윙과 보크도 역시 이와 비슷하다. 어떤 심판이 보면 스윙이고, 어떤 심판이 보면 아닐 수 있다.
염 감독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철저한 기준과, 그 기준을 삼을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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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관계자는 "감독님들은 이런 의견을 내실 수 있는 분들이고, 리그 발전을 위해 당연히 목소리를 많이 내셔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취지는 공감한다. 하지만 절차가 있다. 일단 규칙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우리 리그 현실을 반영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도입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 부작용 등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나오는 체크스윙, 보크 비디오 판독에 대해서도 문제점과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감독님들의 의견이 틀리다는 게 아니라 제도가 도입되려면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