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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제는 3회부터 박수 많이 쳤다."
삼성은 3회까지 8-0으로 앞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고 이후 6회 2점, 7회 2점을 더해 12점을 뽑았다.
SSG는 전날 3-2로 앞선 9회말 이성규에게 동점 홈런을 맞고 이로운의 끝내기 폭투로 3대4 역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다음날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며 대패해 3연패에 빠졌다.
이 감독은 "진다고 인상 쓴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며 "그래도 열심히 뛰는 선수들 파이팅 하라고 박수를 쳤다"고 했다. 그런 감독의 행동에 선수들의 반응은 예상을 빗나갔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오히려 무서웠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선수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로 현대 유니콘스를 이끌었던 이 감독은 SSG 감독이 된 뒤엔 선수들과 스킨십을 하는 자상한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농담도 하고 최대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박수도 많이 치는데 어제는 선수들이 무서워 했다고 해서 생각해보니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도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지만 선수들 역시 나를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선수들도 나에 대해 알아봤을 텐데 들은 것과 지금 내 행동이 다르니 헷갈려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한 고참 선수가 직접 이 감독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이 감독은 "XX선수가 어떤 게 진짜인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자신이 들은건 굉장히 무섭고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인데 여기 와서 하는 것을 보면 옆집 아저씨 같고 계속 농담하고 박수 치니까 어떤게 진짜 감독님인지 모르겠다고. 그래서 내가 시간 지나서 판단해보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나는 진짜 응원해주는 건데 선수들에겐 다르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알아갈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신뢰가 쌓여야 플레이도 잘 나온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는 지금 가진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우리 젊은 선수들을 계속 기용하면서 키워야 한다. 2∼3년 경험 쌓으면 엄청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