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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 첫 안타 이후 17년 2개월 13일, 6284일이 걸렸다.
앞선 두 타석에서 침묵했던 손아섭. 0-2로 끌려가던 6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알칸타라가 뿌린 두 개의 공을 지켜봤다. 1B1S에서 들어온 3구째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파울. 4구째 역시 커트하면서 기회를 이어갔다. 5구까지 커트한 손아섭은 바깥쪽 6구째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좌전 안타를 만들면서 대망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3루측 NC 관중석에서 손아섭을 부르는 애칭인 "오빠!" 구호가 쏟아졌고, 1루측 두산 관중석에서도 박수가 나왔다. 손아섭은 잠시 타임을 요청한 뒤 헬멧을 벗어 관중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자격을 취득한 손아섭은 고향팀 롯데를 떠나 '낙동강 라이벌'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해인 2022시즌 타율 2할7푼7리에 그쳤으나, 2023시즌엔 140경기 타율 3할3푼9리, 187안타를 기록하면서 커리어 4번째 최다 안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결국 2007년 4월 7일 수원 현대전 출전 이후 18시즌만이자 2044경기, 프로 데뷔 6284일 만에 KBO리그 최다 안타 부문 타이 기록을 작성하는 감격을 누렸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고 운을 뗀 손아섭은 "정말 많이 부족한 선수였음에도 기회를 준 제리 로이스터 감독(전 롯데)님이 일단 생각난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도 신인 시절 내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강인권 감독님도 내가 부진할 때도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한 명을 더 떠올렸다. "허문회 감독님도 많이 생각난다"고 말한 손아섭은 "(롯데 시절) 허 감독님을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야구적인 생각을 새롭게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이라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