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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인'보다는 '준비된 남자'에 가까웠다. 투수 연구로 체육학박사를 받은 야구계 보기드문 두뇌였다.
2020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으로 부임할 당시 이미 야구계에서는 최원호 감독을 '차기 지도자'로 주목했다. 그리고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해 한용덕 전 감독이 30경기(7승23패)만에 경질됐고, 당시 최원호 감독이 1군 감독대행이 됐다. 무려 14연패 중에 이어받은 지휘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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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시작과 함께 좌초했다. 당시 외국인 투수였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의 반발에 부딪친 것. 결국 5선발 체제로 회귀해야했다.
'대행' 꼬리표를 달고 무려 114경기를 지휘했다. 종전 대행 최다 경기였던 김우열 쌍방울 감독대행(102경기, 1995년)을 넘어선 역대 최다 경기였다.
그래도 연패를 18경기만에 끊어냈고, 강재민-윤대경 등 신예 불펜을 발굴하는 한편 장시환 등 베테랑들에게도 반등 포인트가 주어졌다. 사실상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하긴 했지만, 팀에게도 휴식과 회복의 시간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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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유니폼을 입기전 최원호 전 감독의 마지막 커리어는 현역 은퇴 직후인 2011~2012년 LG 트윈스 투수코치가 전부였다. 이후 야구 해설위원, 국가대표팀 전력분석위원, 단국대학교 체육학 석박사 등을 거쳤지만, 현장 경험은 많지 않았다. 예비 사령탑의 현장 경험쌓기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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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최원호 감독은 2군 사령탑으로 돌아가 다시 선수 육성에 힘을 쏟았다. 한용덕 전 감독 시절, 수베로 전 감독 시절을 합치면 2군 사령탑을 역임한 기간만도 총 3년에 달한다.
수베로 전 감독 3년차였던 지난해 5월 11승19패1무를 기록한 시점에서 경질됐고, 최원호 감독은 다시 1군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엔 '정식' 선임이었다.
수베로 전 감독은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하며 한화 선수단의 뎁스를 두텁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과정에서 승부를 소홀히 한다는 시선도 뒤따랐다. 최원호 감독의 부임 당시 한화 구단이 '승리'를 강조한 것도 이때문이다. 최원호 감독은 2023년 47승61패5무(승률 4할3푼5리)를 기록, 수베로 감독 시절보다 승률을 끌어올리며 올해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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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