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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전의 야심(野心)이 끓어오르고 있다.
홈 개막 시리즈 전 경기 매진은 한화 구단 역사상 최초다.
한화는 시즌초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하며 맹진하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과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가 달군 대전의 야구 열기는 '괴물' 류현진이 12년만에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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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류현진이 뛰던 시절 한화는 '류패패패패'로 불렸다. 류현진이 등판한 날만 이기고, 나머지는 다 진다는 의미다. 아직 첫 사이클도 채 돌지 않았건만, 한화는 '류패 승승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흥행에 결정적으로 불을 지른 주인공은 역시 류현진이다. 개막전의 아쉬움을 딛고 이번엔 홈 개막전에 선발로 출격한다. 그를 반기는 대전의 뜨거운 팬심이 3연전 완판에 담긴 모양새다.
국내 복귀전이자 만원관중 앞에서 치른 23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개막전. 천하의 류현진도 살짝 긴장했다. 평소보다 세게 던졌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완벽한 제구 관리가 살짝 흔들렸다. 게다가 결정적인 순간 수비도움도 받지 못했다. 구위가 좋고, 신고식을 치른 만큼 안방에서 치를 시즌 두번째 경기는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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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자가 가세한 타선도 짜임새가 남다르다. 노시환은 26일 SSG 랜더스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동을 걸었다.
채은성-노시환-안치홍의 빈틈없는 클린업 앞에 페라자가 배치되면서 타선의 파괴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임종찬 최인호 문현빈 등 젊은피에 김강민 최재훈 등 베테랑들이 어우러진 조화도 이상적이다.
한화는 2007년 이후 16년간 가을야구를 단 1번(2018년) 한 팀이다. 올해 한화가 시즌초 승패마진 +2를 기록한 것도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간은 시즌 초중반 일찌감치 순위표 맨 아래로 처지며 9~10위를 오가는 신세였다. 팬들 사이에서 "고산병인지 숨을 못 쉬겠다. 평소보다 너무 높다"는 웃픈 농담이 오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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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초 KIA 타이거즈의 초강세와 더불어 프로야구 흥행을 이끄는 두 축.
체감만으론 역대 최다 관중을 노려볼 만 하다.
"신구장 '베이스볼드림파크'가 완성되는 게 1년만 빨랐어도…"라는 게 초반 돌풍에 겸허한 마음을 담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한화 관계자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야구계에선 한화의 기세가 일시적인 게 아닌 지속 가능한 태풍으로 보고 있다. 5강 그 이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많다. 최원호 감독이 탄탄하게 다져놓은 투타 전력이 이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때다.
한화의 시대가 오랜 시간 기다려준 보살팬들의 뜨거운 성원과 함께 활짝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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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