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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KT가 못한 건가, 삼성이 잘한 건가.
자존심이 구겨졌다. KT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막강한 우승 후보로 지목 받았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전력이 거의 유지됐다.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으로 FA 이적을 했지만 대체자 박영현이 있었다. 박영현이 빠진 필승조는 후보가 너무 많아 이강철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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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KT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KT는 지난해 중반까지 꼴찌였지만, 기적의 반등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는 그런 아픔 없이 처음부터 상위권에서 치고 나가겠다는 각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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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KT. KT는 두터운 불펜이 리그 최상이라고 했지만, 불안 요소가 있었다. 새 마무리 박영현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인 듯 했다. 시범경기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서울시리즈'를 위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지만, 마무리에 대한 부담도 느끼는 듯 했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연장 승부에서 박영현이 무너지자, KT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구위가 작년과 같지 않았다. 프로 데뷔 후 2년 동안 많이 던지긴 던졌다. 컨디션이 저하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즌이기는 하다. 이 감독의 시즌 초반 큰 숙제가 될 수 있다. 중요했던 개막전에서 에이스를 내고, 마무리 붕괴로 패했으니 2차전에도 그 여파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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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외국인 선발 듀오가 진짜 경기에서 힘을 내준 게 가장 큰 동력이다. 개막전 코너 시볼드는 6이닝 2실점(1자책점), 2차전 대니 레예스는 6이닝 1실점으로 동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코너의 경우 'ABS 맞춤형 투수'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정교한 제구가 돋보였다. 레예스는 변화구 구사와 경기 운영이 뛰어난 선수임을 입증했다. 두 사람이 KT전과 같은 투구만 계속 해준다면 삼성의 돌풍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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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