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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흔히 '물 들어 왔을 때 노 저어라' 한다.
지난해 3년 연속 최하위 멍에를 벗은 한화 이글스가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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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효과는 이미 시범경기부터 크게 폭발했다. 주말 유료관중 체제로 열렸던 9~10일 대전 삼성전이 모두 매진됐다. 당초 내야 좌석만 오픈할 계획이었던 한화는 부랴부랴 외야까지 열었으나 입장권은 순식간에 동났고, 중고거래 사이트에 암표까지 떠도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기세라면 2018년 달성한 단일 시즌 팀 최다 관중 동원 기록(73만4110명, 경기당 평균 1만196명)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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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V2 이후 이어지고 있는 비원의 우승 달성을 위해 '우승청부사'를 모셔왔다. 2022년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내려놓고 지난해 TV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김태형 감독을 데려왔다.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차례 우승을 달성한 자타공인 명장. 뛰어난 통찰력과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다. 모기업의 투자와 뜨거운 팬심에도 결과를 내지 못했던 롯데를 바꿔놓을 수 있는 감독으로 꼽혀왔다.
김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예년과 달라졌다는 평가. 전력 면에선 타 팀을 압도할 수준과 거리가 있으나, 분위기는 한층 진중해졌고 특유의 끈끈함도 서서히 살아나는 눈치다. 김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시즌 초반 바람몰이가 이뤄진다면 '봄데'를 넘어 5강권을 위협하는 전력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롯데가 선전할 때마다 사직구장을 북새통으로 만들었던 뜨거운 부산 팬심이 가만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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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면에선 국내 프로스포츠 최대로 꼽히는 '전국구팀' 다운 바람몰이가 기대되는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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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리즈를 위해 방한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이 KBO리그 개막 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가 방한 직전 결혼 사실을 공개한 것 뿐만 아니라 아내와 동행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방한한 다르빗슈 유 역시 오랜 기간 연을 맺은 국내 팬을 직접 찾아 팬심을 감동시켰다. 샌디에이고의 코리안 듀오 김하성-고우석 역시 야구를 향한 팬들의 관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1주일 앞당겨 개막한다. 스피드업과 공정한 판정을 위해 피치클락을 시범도입 하고 ABS(투구자동판정시스템)를 도입했다. 시범경기에서 경기시간 단축 효과는 확실히 드러났다. 스토브리그를 통해 고조된 열기와 새로운 제도, 미국-일본마저 부러워 하는 'K-응원 문화'까지 더해진다면, 900만 관중 달성은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