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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마다 ABS존이 다르다" 증폭되는 현장의 의구심, 사실이라면 큰일인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3-15 16:35 | 최종수정 2024-03-16 10:06


"구장마다 ABS존이 다르다" 증폭되는 현장의 의구심, 사실이라면 큰일인…
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섯 열린 삼성과 한화의 시범경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도입에 따라 수신기를 착용하고 귀에 이어폰을 낀 구심이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9/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 시범경기 첫 등판 후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ABS(로봇심판) 얘기를 하던 도중 "선수들이 구장마다 ABS 존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선수들에게도 확인해봤다. 두산 베어스의 한 선수는 "나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 소문은 들었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확실하게 티가 나는 차이까지는 아니지만, 선수단 사이에 경기장마다 존이 조금씩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는 얘기가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밥 먹고 야구만 하는 투, 포수들이 존에 굉장히 민감하다. 미세한 차이여도, 차이가 있다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도 인터뷰에서 "아직 ABS가 어떨지 가늠이 안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구장마나 조금씩 또 다른 것 같다. 구장마다 ABS를 판정하는 카메라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조금씩 편차가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구장마다 ABS존이 다르다" 증폭되는 현장의 의구심, 사실이라면 큰일인…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SSG의 경기가 열렸다. 이미호 주심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위해 착용한 이어폰.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09/
ABS의 생명은 일관성이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똑같은 존이 유지돼야 ABS의 존재 이유가 설명된다. 그런데 미세하게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ABS는 구장 백스크린쪽, 그리고 홈 뒤편 양쪽에 카메라가 설치돼 작동된다. 그런데 구장 생김새가 천차만별이다. 아주 똑같은 위치와 각도에 카메라가 설치되기 힘들다. 그 차이가 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걱정 뿐인 일이었다. KBO 관계자는 "카메라 설치 위치가 다르더라도, ABS 시스템은 홈플레이트 등 판정에 필요한 위치 정보를 추적한고 계산한다. 카메라가 엄청나게 미세한 각도까지 맞춰 움직이고, 존을 설정한다. 구장마다 존이 다를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고, 적응 시기라 이런저런 부분에서 민감할 수 있다. 시범경기 ABS를 경험한 후 타자들은 전체적으로 존이 넓어졌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반대로 투수들은 선수 키에 따른 존 변화가 심하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야구 규정상 스트라이크존은 선수에 관계 없이 가운데 네모 영역이 정해져있는 게 아니라, 타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게 맞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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