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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또 한 번 퇴근 시간을 뒤로 미뤘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에 입단해 프로 첫 해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달성하며 KBO리그 최초로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탔다. KBO리그 7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하며 190경기에 나와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남겼다.
2013년부터는 더 큰 무대로 옮겼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계약을 했고, 2020년부터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기는 등 통산 186경기에서 78승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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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선택은 한화였다.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한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에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는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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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지난 5년 간 9~10위를 맴돌았다. 지난해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원에 영입한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
야수진 보강이 탄탄하게 이뤄진 가운데 확실한 1선발 투수인 류현진까지 왔다. 한화는 어느덧 경계대상 1위로 올라섰고, 현장 관계자들은 한화 전력을 5강 이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달라진 한화를 보기 위해 팬들은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뜨거운 열기에 시범경기부터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지난 9일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은 9년 만에 매진이 됐다. 기세를 몰아 10일 경기까지도 만원 관중을 이뤘다. 한화가 시범경기 매진을 기록한 건 2015년 3월7일과 8일 단 두 차례. 김성근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시기다. 류현진의 복귀는 9년 만에 진풍경을 낳았다.
'이적생'은 구름 관중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재원은 "내가 홈런을 친 것보다 시범경기부터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포스트시즌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역시 "이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건 처음이다. 그래서 기쁘고 소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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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류현진은 팬들에게 한 시간 가량 사인을 한 뒤에 귀가할 수 있었다.
10일 사인 인파는 9일보다 더 많았다. 류현진이 잠시 야구장 밖으로 나오자 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류현진'의 이름을 외쳤다.
구단은 더욱 기민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했다. 류현진이 나오기 전 사인이 원활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펜스를 쳐서 입구와 출구를 만들어 한 명씩 차례로 사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류현진은 이틀 연속 미니 사인회를 진행했다. 사인은 물론 사진 촬영에도 기꺼이 응했다. 약 한 시간 가량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차량에 탑승해 귀가했다.
한편 류현진은 오는 12일 대전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이후 17일 부산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 최종 점검을 한 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