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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제가 여기저기 이력서를 냈습니다."
아들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낯선 무대의 도전은 어린 이정후에 험난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이 전 코치는 아버지로서 이정후를 서포트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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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코치는 "아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 그래서 내가 여기 인근에 캠프가 있는 메이저 구단들에 직접 이력서를 돌렸다. 다행히 텍사스 구단이 나를 좋게 봐주셨다"고 연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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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훈련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브루스 보치 감독의 배려 속에 샌프란시스코 원정 시범경기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아버지이자, 야구인으로서 감격이었다. 아버지 앞에서 아들은 멋진 안타를 날렸다.
힘든 일정이다. 아들과 함께 사는 스코츠데일 집에서 서프라이즈까지는 차로 50분 거리. 메이저 캠프는 아침 7시 정도부터 시작이다. 새벽 일찍부터 출근 준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천상 야구인, 피곤한 줄도 모른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 이 전 코치는 "너무 행복하다. 새로운 야구를 보고, 공부하는 자체가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다. 여기 캠프에 100명이 넘는 선수가 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이라 해도 가진 자질이 엄청나다. 이곳에서 어떻게 선수를 키워내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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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름만 거론됐을 뿐, 면접 기회조차도 잡지 못했다. 코치, 2군 감독, 해설위원 등을 역임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해오던 이 전 코치도 실망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이 전 코치는 "나중에 감독이든, 코치든 어떤 자리로 돌아갈 지 모르겠지만 그날을 위해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보겠다. 미국 야구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KBO리그에 적용을 시키면 좋을 새로운 것들도 분명 눈에 보인다. 보치 감독의 리더십을 배우는 것만도 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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