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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게릿 콜 한마디에 우쭐...공을 쪼갤 정도의 FA로이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3-05 05:29


소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게릿 콜 한마디에 우쭐...공을 …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4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1회말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뉴욕 양키스 구단 SNS 캡처

소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게릿 콜 한마디에 우쭐...공을 …
1회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면서 달려나가고 있는 소토. 사진=뉴욕 양키스 구단 SNS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은 4일(이하 한국시각)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그를 보면 즐거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사랑할 정도다. 그를 보는 즐거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여기에서 그는 누구일까. 지난해 12월 초 트레이드를 통해 양키스가 영입한 '거물' 후안 소토다.

소토는 이날까지 4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667(9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 5득점, 2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샘플 사이즈가 작아 출루율, 장타율이 아직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각각 0.727, 1.889라는 숫자에 입이 벌어질 정도. OPS는 2.616에 이른다.

6안타 가운데 5개가 장타다. 이날 조지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그는 1회 첫 타석에서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우완 맷 매닝의 8구째 낮게 떨어지는 86.1마일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속도 106.5마일, 비거리 405피트짜리 솔로포로 지난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전체 타자를 통틀어 홈런 공동 1위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아주 기억에 남는 홈런이다. 그가 스윙을 할 때마다 공을 죽일 것 같은 느낌이다. 보기 좋다. 강력한 타격으로 우리가 원하는 강한 라인업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의 확실한 존재감"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KBO리그식으로 표현하면 '공을 쪼갠다' 정도의 의미다.


소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게릿 콜 한마디에 우쭐...공을 …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 AP연합뉴스

소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게릿 콜 한마디에 우쭐...공을 …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지난달 22일(한국시각) 포토데이에 찍은 사진. AP연합뉴스
소토의 파워풀한 스윙에 콜과 분 감독 뿐만 아니라 양키스 선수단은 캠프가 즐겁다.

양키스는 지난해 12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소토와 또 다른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을 받는 대가로 4명의 젊은 투수와 베테랑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건네줬다. 드류 소프, 마이클 킹, 랜디 바스케스, 쟈니 브리토 등은 다른 팀에서도 많이 탐냈던 양키스 투수들이었다.

양키스가 이처럼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고 소토를 영입한 것은 역시 우승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양키스에는 불세출의 두 거포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둘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양키스에는 좌타 거포가 없다. 당초 FA 코디 벨린저 영입도 추진했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반짝'한 것을 근거로 그에게 거액을 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소토는 다르다. 과대포장된 측면은 있지만, 분석가들은 그를 '21세기 테드 윌리엄스'라고 평가한다. 현존 타자들 가운데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갖춘 선수는 매우 드물다. 통산 OPS가 0.946이고 bWAR은 28.6이다. 1998년 10월 생인 소토는 1900년 이후 만 25세 이전 통산 bWAR 20 이상을 올리면서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3번째 팀 유니폼을 입은 최초의 선수다. 어린 나이에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 '탓'이다.


소토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게릿 콜 한마디에 우쭐...공을 …
양키스 선수들은 새 식구가 된 거물 후안 소토를 극진히 대접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고 양키스 선수들은 소토를 극진히 모시고 있다. 최대한 빨리 팀에 적응하고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앤서니 리조는 "소토가 우리 선수들과 모두 친해지도록 도와야 한다. 양키스는 그들의 팀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토는 "선수들 모두 나를 환대해주고 편하게 해준다"면서 콜이 자신의 플레이를 즐거워한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그건 내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라며 반겼다.

소토는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하면서 양키스와의 연장계약에 대해 "FA와 그 외 모든 것들은 스캇에게 일임했다. 그를 전적으로 믿는다. 나는 야구만 하면 된다. 이곳에 오고 나서 '우승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은 야구만 신경쓰고 싶으니 계약 관련 질문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하라는 뜻이다. 소토가 '매우' 원하거나, 조건이 '너무' 좋다면야 양키스와 연장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무조건 시장으로 나간다고 봐야 한다.

소토가 시범경기 초반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건 동기부여 측면, 즉 의욕이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FA로이드'가 시즌이 개막되기도 전에 효험이 뚜렷하다. 어쩌면 그가 노린다는 5억달러는 출발점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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