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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애리조나 요인 덕분이다."
이날 경기는 지난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른 다저스의 6번째 경기.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 즉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오타니는 스프링트레이닝서 자신의 스케줄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다저스 데뷔전을 이날 화이트삭스전으로 선택해 출전하게 됐다.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앞타자 리드오프는 무키 베츠, 뒷타자는 프레디 프리먼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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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투수는 우완 도미닉 리온. 그는 지난해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51경기에 등판해 54이닝을 던져 1승3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한 10년 경력의 베테랑 불펜이다. 지난해 8월 에인절스에서 12경기를 던졌으니, 오타니와도 잠시 한솥밥을 먹은 셈.
오타니는 초구를 파울로 걷어낸 뒤 2,3구를 볼로 골랐다. 4구째 바깥쪽 직구에 헛스윙한 오타니는 5구째를 다시 볼로 골라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이때 리온의 1루 견제가 뒤로 빠지면서 호세 라모스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오타니는 리온의 6구째 한복판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흐르는 직구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높이 솟구친 타구는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고, 상대 좌익수 도미닉 플레처가 펜스까지 따라가다 그대로 포기하고 떨어지는 타구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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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무사 1,3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상대 우완 저스틴 앤더슨의 초구를 힘차게 잡아당긴 것이 2루수 정면을 향해 병살타로 이어졌다. 3루주자 라모스가 홈을 밟았지만 병살타이기 때문에 타점은 아니다.
오타니는 3-5로 뒤진 7회말 공격 때 좌타자 헌터 페두치아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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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홈런 상황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너무 높게 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애리조나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잘 맞힌 타구는 아니었으나, 건조한 날씨에 살짝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담장을 넘어갔다며 겸손을 나타낸 것이다.
이날 캐멀백랜치에는 6678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오타니는 "여기 와주신 많은 팬들의 에너지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뒤에 계신 팬들의 든든한 응원을 받아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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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현지 일본 매체들에 외야수 글러브를 끼고 훈련도 한다고 밝혔는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에 대해 "나는 못 봤다. 우리 로스터는 외야진 뎁스가 풍부하고 확실한 지명타자가 확보돼 있다. 그런 얘기(외야 수비)를 듣기 전까지 내가 집중하는 건 오타니가 지명타자로 출전한다는 점"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을 했는데 홈런을 쳤다. 앞으로 더 많은 걸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뒤로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올시즌에도 메이저리그는 온통 '오타니 열풍'으로 뒤덮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