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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세 팀이 있었다.
세 팀 중 LG가 가장 먼저 21세기 우승을 맛봤다.
긴 암흑기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가을야구에 오른 LG는 2021년 3위, 2022년 2위로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더니 결국 2023년 29년 만의 우승 숙원을 풀었다. 오랜 무관으로 축적됐던 스토리가 폭발했다. 구본무 선대 회장이 우승하면 마시자고 했던 아와모리주와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했던 롤렉스 시계 등 화제만발이었다.
지난해 하위권이었던 두 팀. 롯데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인 성민규 단장의 '프로세스' 성장을 통해 가을야구를 꿈꿨지만 2017년 3위를 끝으로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지난해엔 래리 서튼 감독이 시즌 중반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고, 7위로 시즌을 마친 뒤 롯데 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원했던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을 영입하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성민규 단장이 물러났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런트 생활을 거쳐 커피 프랜차이즈 CEO로 활동하던 박준혁 신임 단장을 선임해 새 출발을 알렸다. 프랜차이즈 베테랑 전준우를 FA 시장이 열리자 마자 잡았지만 샐러리캡 때문에 안치홍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말았다. 대신 LG 트윈스에서 전천후 내야수로 활약했던 베테랑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와 수비를 강화했다.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명장' 김태형 매직이 롯데에서 실현되기를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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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데려오며 젊은 선수를 키우려했으나 2020년부터 3년 연속 꼴찌에 머문 한화는 지난해 결국 수베로 감독을 중도 경질하고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선임해 새 출발을 알렸다. 58승6무80패로 9위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신인왕 문동주, 홈런왕-타점왕 노시환을 탄생시키는 등 유망주 육성의 결실이 조금씩 맺어지는 모습도 보이며 희망이 싹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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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안치홍과 노시환 채은성 등 3명의 국내파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까지 더하면 공격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1라운드 1순위로 뽑은 왼손 황준서는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히 즉시전력감의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순위 강속구 투수인 김서현도 지난해보다 성장한 모습이라 기대감을 높여준다.
올시즌엔 안치홍 등 전력 보강으로 5강 경쟁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12년 만의 류현진 복귀라는 낭보가 들렸다.
한화 이글스는 20일 류현진과 8년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역대 국내 최고 대우다.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출전하게 되면서 '종신 한화 선수'로 남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78승을 거둔, 지난해에도 던진 현직 메이저리거의 KBO리그 귀환.
한화의 전력을 단숨에 5강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에이스다. 지난해 20승을 올리며 '꼴찌 후보'였던 NC 다이노스를 4위에 올려놓았던 에릭 페디와 2022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SSG 랜더스를 우승으로 이끈 김광현과 같은, 아니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다.
한화가 올해 우승을 할 수 없더라도 내년, 내후년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틀을 잡게 됐다. 외국인 선수를 보강하거나 FA를 영입하고, 젊은 유망주 성장이 맞물리면 우승 후보가 되기에 충분한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LG가 우승하면서 다음엔 롯데와 한화 중 누가 먼저 우승을 할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3년 내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한화가 최고 투수 류현진을 영입해 롯데보다 더 빨리 우승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롯데는 올해 32년째, 한화는 25년째 도전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