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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는 2014년까지만 해도 드래프트 지명 선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이런 계약을 한 선수는 일정한 실력에 도달하면 금세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다. 당시까지 매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올라간 비중은 80%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단으로서는 40인 메이저리그 로스터의 운용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폐단을 막고자 2015년부터는 당해 드래프트서 지명받은 선수의 메이저리그 계약이 금지됐다. 톱 유망주에 대해 사이닝보너스를 많이 주는 대신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승격 시점을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이후 드래퍼트 1라운드 지명 선수의 메이저리그 데뷔 확률은 50%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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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데뷔 초기 이런 계약을 맺은 선수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달러), 탬파베이 레이스 완더 프랑코(11년 1억8200만달러), 시애틀 매리너스 훌리오 로드리게스(7년 1억1930만달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데뷔 1~2년 뒤 이런 계약을 했다.
요즘에는 빅리그에 데뷔하기도 전에 장기계약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지난해 12월 19살의 마이너리그 외야수 잭슨 추리오와 8년 8200만달러에 계약했다. 2년치 구단 옵션과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최대 1억4250만달러(약 1900억원)를 받는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전 선수로는 역대 최고액 계약 기록이다.
추리오는 베네수엘라 태생으로 16살이던 2021년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드래프트 출신은 아니다. 그는 2021년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마이너리그에서 3년간 착실하게 실력을 갈고 닦은 덕분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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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에 따르면 콜트는 3년치 팀 옵션이 실행되면 9년간 6400만달러를 받고,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채우면 9년 동안 최대 8200만달러(약 1096억원)를 벌 수 있다.
MLB.com은 '사이닝보너스가 200만달러에 올해부터 연봉은 250만달러, 350만달러, 400만달러, 400만달러, 500만달러, 500만달러이며, 2030년 팀 옵션 1000만달러에 264만2500달러의 바이아웃, 2031년 팀 옵션 1300만달러에 바이아웃 100만달러, 2032년 팀 옵션 1500만달러에 바이아웃 200만달러을 붙였다'고 전했다.
디트로이트 역사상 빅리그 데뷔 전 기준으로 최고액 계약 기록이다. 우투좌타인 그는 2024년 MLB.com 유망주 랭킹서 전체 22위에 올랐다. 오하이오주 출신의 2001년 4월 생인 그가 어떻게 이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까.
2020년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의 지명을 받은 키스는 2021년 루키, 싱글A-, 싱글A, 싱글A+를 모두 거치며 착실하게 성장세를 밟았다. 65경기에서 타율 0.286을 쳤다. 이어 2022년 싱글A+에서 48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더블A와 트리플A에서 126경기에 출전해 27홈런, 101타점, 88득점, 60볼넷, 38 2루타에 슬래시라인 0.306(507타수 155안타)/0.380/0.552, OPS 0.932를 마크, 급성장세를 이룬다. 지난해 5월 17일 경기에서는 2홈런에 6타점을 포함한 6타수 6안타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고, 7월에는 올스타 퓨처스 게임에 출전하기도 했다.
키스는 구단을 통해 "이 팀에서 오랫동안 신분을 보장받는 계약을 맺어 더없이 기쁘다. 2020년 드래프트로 들어온 이후 모든 코치분들과 스태프, 동료 선수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내 주위에는 뛰어난 동료들과 코치들이 많아 이렇게 장기계약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