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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작년이 프로 데뷔 10년째였는데…가장 아쉬운 1년이었다. 올해는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자신있다."
하지만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3일전, 뼛조각 때문에 팔꿈치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데뷔 이후 첫 수술, 청천벽력이었다. 이인복은 "사실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였다. 시즌 끝나고 바로 알게 되서 좀 일찍 수술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속상해했다. 이어 "팔 상태는 회복됐는데 내 공을 되찾지 못했다. 그건 내 탓"이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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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한 작년 이인복의 문제는 뭘까.
"팔꿈치가 괜찮아서 그런지 팔의 각도가 조금 올라갔는데, 예전처럼 투심이 떨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던지는 공으로 경기에 집중해야하는데, '예전 투심을 찾아야지'하고 끙끙대다 시즌을 망친 것 같다. 이젠 다 괜찮아졌다. 내가 경쟁자를 따질 입장은 아니다. 올해는 무조건 5선발 안에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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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가 좋다보니 맞춰잡는 경기 운영에 자신감이 있었고,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 어차피 이제 와서 직구 구속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순 없다. 결국은 더 정교하게, 정확하게 던지는 게 포인트다.
마침 팀 동료 중에 좋은 사례가 있다.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이다. 빠른 직구 없이도 제구와 완급조절 만으로 작년 후반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26의 호성적을 냈다. 이인복은 "직구의 회전이 굉장히 좋고, 커터(컷패스트볼, 직구와 슬라이더 사이)가 예술이다. 제구는 말할 것도 없다. 150㎞ 팍팍 꽂는 투수는 아니지만, 정말 매력적이다. 경기를 운영하는 패턴도 다양하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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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커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 그립을 보여주고, 윌커슨의 그립은 어떤지, 어떤 감각 어떤 궤도로 던지는지 자세히 물어봤다. 올해는 더 과감하게, 몸쪽 깊숙히 찌르는 커터를 보여드리고 싶다. 연습도 충분히 했고, 자신감도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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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피치클락으로 인한 압박감이나 약점은 전혀 없다. 다만 자동 볼판정 시스템(ABS, 일명 '로봇심판')은 압박이 될수도 있다.
"난 삼진 잡는 투수가 아니다. 템포가 빨라야 좋은 수비가 나오더라. 타자들도 수비 시간이 길지 않아 좋고, 나도 투구수에 여유가 생겨 이닝을 늘릴 수 있다. 나만의 확실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달라진 AI존은 야구 역사상 처음 도입된 거니까, 누구나 처음엔 적응하기 어렵지 않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