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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5회말이 진행되고 있을 때 에릭 페디가 불펜으로 향했다. 3루쪽을 가득 메운 NC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리그 최고 투수의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고, NC의 가을야구도 끝났다. 팬들 앞에 선 페디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NC 다이노스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대3으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부상 때문에 한 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한 페디의 빈자리가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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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1, 2차전을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창원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리 KT에게 내주며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5차전까지 이어졌다. 누가 봐도 페디가 나올 차례였다. 하지만, 5차전 선발은 페디가 아닌 신민혁이었다.
5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으로 KT 타선을 막아내던 신민혁이 장성우와 문상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페디가 드디어 몸을 풀기 위해 불펜으로 이동했다. 강인권 감독은 경기 중후반 페디의 등판을 예고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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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에도 NC는 실점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안타를 허용한 김영규에 이어 류진욱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황재균의 안타와 알포드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이어진 공격에서 박병호의 병살타 때 3루주자 김상수가 홈인하며 KT가 3-2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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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에 뒤집힌 경기는 그대로 KT의 승리로 끝났다. 4위팀 NC의 기적 같은 가을 야구도 막을 내렸다. N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다. 함께 나온 페디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열심히 응원해 준 팬들의 눈을 쳐다보기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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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선택과 미안함. 눈 둘 곳 찾지 못한 채 고개 숙인 페디의 모습이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