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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너무 잔인한 처사 vs 야구단도 사기업
가을야구 이슈를 덮어버리는 초대형 사태가 벌어졌다. SSG 랜더스가 31일 김원형 감독을 전격 경질한 것이다.
이번 시즌도 선전했다. 외국인 선수 진용이 막강하지 않은 가운데,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객관적 결과로만 놓고 보면, 우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잘한 성적이었다.
문제는 준플레이오프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온 NC 다이노스에 시리즈 전적 0대3으로 셧아웃을 당했다. 경기 내용도 엉마이었다. 찬스를 잡고도 점수를 짜내지 못했고, 선택하는 작전마다 실패로 돌아갔다. 3차전 최정의 만루홈런으로 반등하나 했지만, 곧바로 상대 마틴에 역전홈런을 허용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루홈런을 치고 패한 역대 최초 팀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아야 했다.
준플레이오프 결과와 내용이 경질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리고 외부에서는 알지 못하는 이유들이 경질의 이유가 됐을 수도 있다. 확실한 건 SSG의 경질 타이밍에 많은 사람들이 '헉' 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불과 1년 전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3년 재계약을 했다. 이번 시즌 꼴찌를 한 것도 아니고, 경질까지 가기에는 너무 섣부르다는 의견이 다수다. 야구도 사람이 하는 것으로, 상도의라는 게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구단이 결정을 한 과정들을 돌이켰을 때, 이렇게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결정은 거의 없었다.
반대로 프로구단도 사기업이다.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할 권리가 있다. 성적 하락이든, 팬심 추락이든 그 책임은 결정권자들이 지는 것이다. 감독 결정도 마찬가지다. 수뇌부가 원하는대로 하고 싶다는 데 배 놔라, 감 놔라 할 수는 없다.
그래도 프로야구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팬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구조다. 롯데 자이언츠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기까지, 팬들의 의견이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SSG 구단이 내린 일이다. 내년 이맘 때 즈음 SSG 구단이 어떤 위치와 상황에 있는지 보고, 평가를 하면 될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