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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20-20에 도전하는 유격수라면 가치가 얼마일까.
그래도 충분히 잘했다. 타율 2할6푼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2할9푼까치 올라갔던 타율이 뚝 떨어진 점도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팀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자리매김 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 김하성은 전반기 막판부터 팀의 고정 1번타자로 출전하며 입지를 대폭 강화시켰다. 수비도 주포지션 2루 뿐 아니라 유격수, 3루수 자리를 오가며 고군분투했다.
빅리그 1번타자로는 처음이었으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프시즌 체력적으로 더 준비하고, 내년 시즌 돌입 후 페이스 조절을 잘한다면 다시 20-20에 도전해볼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런 가운데 희소식이 있다. 김하성이 2루에서 다시 유격수로 간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2022 시즌 유격수로 월등한 수비 기량을 발휘하며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렸다. 이번 시즌 완벽한 주전으로 도약하는 발판이었다. 대신 이번 시즌은 2루수였다. 초대형 FA 유격수 젠더 보가츠가 합류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보가츠가 유격수 수비를 포기할 가능성이 생겼다. 보가츠는 현지 매체 '샌디에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시즌 유격수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30대가 넘어간 상황에서, 체력 소모가 많은 유격수 자리를 지키려 욕심내지 않고,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뛰겠다는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3루수 매니 마차도가 팔꿈치 수술 예정이다. 내년 시즌 초반 수비에 나가지 못한다면 누군가 3루를 채워야 하는데, 김하성 대신 보가츠가 움직일 공산이 크다. 수비력이 좋은 김하성을 다시 유격수로 활용하고픈 샌디에이고 구단의 욕심이 들어가있다.
2루수로 잘해도 좋지만, 유격수로 활약한다면 김하성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유격수는 수비의 꽃. 20-20에 도전하는 유격수라. 생각만 해도 많은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